한달새 16조원 중국 탈출작전…중학개미도 7년만에 ‘팔자’ 변심
선전·홍콩 증시 주요국중 유일한 손실
“부양책 효과 증명돼야 외인 돌아올 것”
1일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중화권(상해·선전·홍콩) 주식을 총 1억1006만달러(1449억원)어치 순매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강퉁’ 시작 이후 예탁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이래 처음으로 기록한 순매도다.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주식은 30억8358만달러다. 미국(660억달러), 일본(34억달러)에 비해서는 적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자산을 배분하는 주요 투자처 중 하나이며, 이머징 마켓을 대표하는 증시라는 점에서 중요도가 낮지 않다.
국내 투자자들의 이같은 행보는 전세계 투자자들과 유사하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상해·선전 지역에서만 12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갔다”며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14년 후반 이후 월단위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중국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이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 제조업이 5개월 연속 수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도 향후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 외면으로 올해 중화권 증시 수익률은 이머징 국가들은 물론 선진국에 비해서도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상해종합지수 수익률은 0.11%, 선전종합지수는 -6.29%, 항셍지수는 -8%를 기록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8%, 35%, 유로스톡스 지수는 11%, 니케이225 지수는 22%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선진국 증시에 크게 못미쳤다.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되는 한국이나 인도와 비교해도 좋지 못하다. 올들어 지난달 31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15%, 코스닥 지수는 34%, 인도 센섹스 지수는 6%가까이 상승했다.
중국 당국이 내놓은 증시 부양책도 아직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권거래소는 지난달 말 주식 거래 인지세를 기존 0.1%에서 0.05%로 인하하는 등 부양책을 실시했지만 조치 직후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조치가 발표된) 28일 상해종합지수는 정책 기대감으로 전일 종가 대비 +5%대로 개장했으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1.1% 상승에 그쳤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및 증시 부양책이 실제 중국 경기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지표가 나온 뒤에 중국 증시에 투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박 연구원은 “9월에 본격적으로 발표될 8월의 실물(소비·생산·투자), 물가지표 반등과 더불어 정책 효과를 확인한다면 외국인의 수급은 회복될 여력도 충분하다”며 “외국인들이 중국 증시에서 선호하는 대형 소비주(음식료·가전·제약·여행 등)로의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정부의 강한 부양 혹은 지표 개선이 확인돼야 주식시장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추가 하락 여력이 낮지만 업황 개선에 따른 주가 반등이 기대되는 목원식품, 중국국제항공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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