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1개월째 ‘뒷걸음’…반등 불씨 될 중국은 여전히 ‘냉기’

박상영 기자 2023. 9. 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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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수출 전년 대비 8.4% 줄어
반도체·2차전지 20% 감소
수입도 줄어 무역수지는 흑자
대중국 수출 20% 줄어든 반면
미·EU엔 ‘역대 최고’ 8월 실적

수출이 반도체·2차전지 등 주력 품목의 부진으로 11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정부는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며 이르면 10월쯤 흐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기 둔화로 대중국 수출 감소세가 좀처럼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이 전년 대비 8.4% 감소한 51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 연속해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14개월간)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6% 줄어 1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메모리 감산 효과에도 D램·낸드 등 제품 가격 하락이 지속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8월 2.85달러였던 D램 고정가는 올해 8월 1.3달러까지 떨어졌다. 낸드 고정가 역시 지난해 8월 4.42달러에서 올해 8월 3.82달러로 낮아졌다.

2차전지도 주요 고객사의 배터리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축소 영향으로 수출이 21.3% 감소했다. 석유제품(-35.3%), 석유화학(-12.0%), 철강(-11.2%) 역시 단가 하락 영향으로 수출이 줄었다.

자동차(28.7%), 자동차부품(5.9%), 일반기계(7.7%), 선박(35.2%) 등에서 수출이 늘었지만 감소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우 자동차·일반기계 수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역대 8월 실적 중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19.9%)과 아세안(-11.3%)에 대한 수출은 감소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경기 부진으로 이들 국가의 중간재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입은 510억달러로 1년 전보다 22.8% 감소했다. 유가 하락으로 원유(-40.3%), 가스(-45.9%), 석탄(-41.6%) 등 에너지 수입이 42.0% 줄었다. 반도체, 철강제품, 반도체 장비 등의 수입도 15.3% 감소했다. 수입이 크게 줄면서 무역수지는 8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3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정부는 이르면 10월쯤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4분기가 되면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를 보이는 월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에 월평균 69억달러에 그쳤던 반도체 수출이 7∼8월 80억달러까지 회복된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도 10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는 수출 전망에 부정적 요인이다. 부동산 침체가 주요 수출품에 대한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고금리 기조로 인해 미국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회복과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시점도 뒤로 미뤄질 수 있다.

‘프랑스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도 수출에 악재다.

프랑스 정부는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까지 따져서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녹색산업법)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배송 과정에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까지 보조금 지급 기준에 포함돼 한국처럼 거리가 먼 나라일수록 불리하게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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