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다 비켜”...성장률 세계 1위 질주하는 ‘이 나라’

인도, 2분기 GDP 전망치 상회
인프라 투자·견조한 소비 덕분
4~6%대 中·印尼·브라질 압도
7%대 높은 물가상승률은 변수
시진핑, 뉴델리 G20 불참
‘입지강화’ 모디총리 구상차질

중국을 제치고 세계최대 인구대국으로 등극한 인도가 지난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7.8%를 기록했다.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적표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최대폭 성장이자 로이터 시장 전망치 (7.7%)를 웃돌았다. 서비스업 호조와 견조한 개인소비,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통계청(MOSPI)은 인도의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1분기때(6.1%) 보다 높은 7.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중국과 인도네시아, 브라질등의 성장률은 4~6%대에 머물렀다. 중국의 고성장 행진이 최근 부동산 위기과 미중 갈등으로 급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인도의 ‘나홀로 고성장’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코끼리 경제’를 질주하게 만든 건 호텔과 상거래, 운송 등 서비스 부문이었다. 총부가가치(GAV·Growth Value Added) 기준 각 산업별 성장율을 살펴보면 금융·부동산 서비스업 12.2%, 무역·호텔·통신업 9.2% 등의 성장율이 특히 높았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자동차 판매도 견조했다. 인도자동차공업회(SIAM)에 따르면 인도의 2분기 승용차 판매 대수는 100만대에 육박해 분기 기준 최다 기록을 경신한데 이어 7월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 늘며 해당 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인도 중앙은행은 최근 올해 (2023년 4월~2024년 3월) 인도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6.5%로 기존 보다 0.1%포인트 상향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3.0%다. 사크티칸타 다스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10일 자국경제에 대해 “전체적인 경제활동 기세가 지속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도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2분기에 도로와 철도 등에 투입한 예산은 1200억 달러(159조원)로 추산된다.

인도 경제가 세계 무대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7.2%를 기록해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중국의 3.0%보다 2배를 훌쩍 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는 이미 지난 2021년 명목 GDP 기준 식민지 종주국 이었던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 경제대국이 됐고, 2027년에는 세계 3위 일본도 제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인도의 앞길에는 걸림돌도 적지 않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최대 복병이다. 지난 4~6월 4%대에 머물렀던 인도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월에 7.44%로 치솟으며 1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농작물 가격 상승세가 위협이 되고 있는데, 지난해 7월 kg당 32루피였던 토마토 가격은 1년새 130루피로 4배가량 급등했다. 인도는 투자 여력이 한정된 영세 농가가 많고 현대화된 가공·저장 설비가 적어 날씨 등의 영향으로 농작물 가격이 급변하기 쉬운 환경이다. 쌀 역시 몬순 폭우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최근 1년새 인도의 쌀 소매 가격은 11.5% 올랐다. 인도가 최근 쌀 수출을 제한한 이유다.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해 5월 이후 6회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 4월부터는 3회 연속 동결했으나, 최근 물가 상승세에 다시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인디아 레이팅스 앤 리서치 팔라스 자슬라이 선임 분석가는 “(인도의) 고금리 지속은 자본 유출의 요인이 된다. 세계경제 둔화로 외수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도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또한 인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오는 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한것으로 알려졌다. G20을 계기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계획도 차질을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그동안 매년 G20에 참석해왔던 시 주석도 불참하게 되면서 올해 G20는 예년보다 위상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모디 총리는 이번 회의 공식문서에 인도 산스크리트어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중국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