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전체주의 세력이 반일 선동” 윤 대통령, 또 철 지난 이념공세
국립외교원 60돌 기념축사
실체 없이 ‘반국가 세력’ 규정
‘갈라치기에 민생 뒷전’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공산전체주의 세력이 반일 감정을 선동한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반대를 근거도 없이 ‘공산전체주의 추종 세력’ ‘반국가 세력’의 선전·선동으로 규정하면서 철 지난 이념 공세를 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해온 원동력”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정치·경제 질서 속에서 우리는 자유세계와 연대해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의 자유는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아직도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그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그리고 반국가 세력은 반일 감정을 선동하고, 캠프 데이비드에서 도출된 한·미·일 협력체계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국민 동의 없는 일방적 한·일관계 개선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을 ‘공산전체주의·반국가 세력’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정부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방조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오염수 방류 비판을 공산전체주의 세력의 반일 선동이라고 인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한 “외교 노선의 모호성은 가치와 철학의 부재를 뜻한다”며 “상대에게 예측 가능성을 주지 못하는 외교는 신뢰도, 국익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립외교원은 우리 외교관들이 분명한 가치관, 역사관, 국가관에 기초해서 외교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한 미·중 균형외교는 모호해 실익이 없다는 취지의 비판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광복절 경축사를 시작으로 최근 잇따라 ‘공산전체주의 세력’ 비판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행사에서도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들은 허위조작, 선전·선동으로 자유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심리전을 일삼고 있으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공산전체주의 추종 세력의 실체에 대해 한번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야당 등 반대 세력에 대해 근거도 없이 공산주의 추종 세력이라고 공격하는 철 지난 색깔론이자 유권자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또한 대통령이 연일 이념공세에 몰두하면서 경제, 안전 등 민생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방부의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등 각 부처가 이념전쟁에 뛰어든 것도 결국 윤 대통령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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