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 대학살 100년…'모르쇠'로 일관하는 일본에 유족 '눈물'
100년 전 오늘, 간토 지역 대지진으로 일본 사회는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식의 유언비어가 퍼지며 조선인 수천 명이 희생됐죠.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도 이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도쿄 김현예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손에 칼과 죽창을 든 군인들이 학생모자를 쓴 사람을 뒤쫓아갑니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이 학생은 조선인.
일본 도쿄에 있는 고려박물관이 간토대지진 100년을 맞아 공개한 작품입니다.
[토다/고려박물관 이사 : (화가는) 훗날 사람들이 이 사건을 떠올리고 반성하고 잊지 않도록 해달라고, 이것이 자신의 희망이라고…]
1923년 오늘, 도쿄 일대에서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대지진의 혼란을 틈타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졌고, 6000명이 넘는 조선인이 학살됐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여태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관방장관 (지난 8월 30일) : 정부 차원에서 조사한 바로는 정부 내에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일관계 개선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경찰 등 공식 기록과 교과서에서조차 존재하는 조선인 학살을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족의 가슴은 타들어갑니다.
[김도임/간토대지진 학살 피해자 유족 : 잘못한 게 하나 없는데… 왜 죽임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됐던 겁니까.]
대한민국민단측이 개최한 추념식엔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등 정치인들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조선인 학살은 역사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해온 고이케 도쿄도지사는 초청을 받았지만, 참석을 거절했습니다.
(화면제공 : 고려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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