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갈 딸들 사위 보셔야지요"…구급대원 위로에 첫 월급으로 보답
지난 주 한 소방서에 감사하다는 쪽지와 함께 치킨이 배달됐다고 합니다.
구급대원들 덕에 새 삶을 시작했다는 남성이 보낸 건데, 어떤 사연인지 이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방마다 들러 안부를 묻습니다.
[여기 아픈 건 이제 괜찮으세요? {네.}]
요양보호사 호광진 씨입니다.
식사를 준비하고, 수염도 깎아 줍니다.
[어르신은 항상 즐거운 모습이라 좋아, 내가. {말귀도 굉장히 밝지.} 그렇지.]
이런 보람 찬 일상, 몇 달 전까지는 스스로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호광진/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 공황장애, 우울증 그때는 일하기가 전혀 싫고 집 안에서 거의 누워있다시피… 나중에 그 삶이라는 자체가 제 마음속에서 사라져가는 것 같더라고요.]
간경화까지 앓았고, 지난 5월에는 심한 복통을 느꼈습니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는 길, 호 씨가 속내를 털어놓자 따뜻한 위로가 돌아왔습니다.
[호광진/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 '곧 시집갈 두 딸들이 있고 그러니까 사위들도 보고 그래야 하지 않냐…' 마음이 가라앉고 평온해지고 그런 느낌…]
빨리 병원에 간 덕에 회복도 빨랐습니다.
지난 7월 요양원에 취직해 첫 월급을 받고 떠오른 건 구급대원들입니다.
[호광진/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 꼭 감사의 표시를 해야 되겠다 했었는데 이번에는 실천해보자 그래서…]
치킨을 사고, 짧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구급대원들은 감사 인사보다, 궁금했던 호씨의 안부가 더 반가웠습니다.
[김민지/경기 남양주소방서 119구급대 : 환자분 얘기 들어주는 게 사실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고 생각해서… 좀 울컥하더라고요.]
아직 세상은 살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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