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도 괜찮아, 함께여도 괜찮아…‘가끔’이니까[그림책]
가끔은 혼자가 좋아
에이미 헤스트 글·필립 스테드 그림·김선희 옮김
한빛에듀 | 40쪽 | 1만6000원
아이는 두꺼운 뿔테안경을 꼈다. 머리카락은 빨간색 머리끈으로 질끈 묶었다. 빨간색, 흰색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빨간색, 흰색 줄무늬 양말을 신었다. 취향이 확고해 보이는 아이가 쿠키를 맛있게 먹는다. 아이는 혼자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 혼자 책 읽기, 혼자 풀밭에서 구르기, 혼자 자전거 타기, 혼자 낙엽 밟기, 혼자만 아는 아지트에서 비 오는 풍경 바라보기를 하면서 아이는 안온함을 느낀다.
혼자놀기의 달인인 아이에게 친구가 찾아온다면? 아이는 ‘가끔 친구가 오면 좋지’라며 친구의 방문을 반긴다. 친구와 함께 책을 읽고, 동그르르 구르고,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슈-웅’ 달린다. 친구와 팔을 펴고 빙빙 돌다가 폭신한 낙엽 더미에 안긴다. 아이는 함께 놀 때 기쁨을 느낀다.
미국 그림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칼데콧상을 2011년 수상한 필립 스테드가 판화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다. 거칠면서 따뜻한 질감의 그림이 글의 주제를 더 생동감 있게 드러낸다. 아이 곁에 있던 작은 동물 인형이 거대한 동물 친구로 변하는 장면도 재치 있다.
혼자일 때도, 함께일 때도 행복할 수 있는 키워드는 ‘가끔’에 있다. 항상 혼자 있거나 항상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너무 외롭거나 너무 피곤한 일이 될 것이다. 영원히 혼자서만 살아갈 수도, 늘 내 곁에 누군가가 있어 줄 수도 없다. ‘가끔’ 홀로 있고, ‘가끔’ 함께 있는다. ‘가끔’ 속에서 홀로와 함께의 균형을 찾는다. 혼밥, 혼영(혼자 영화), 혼여(혼자 여행) 등이 유행처럼 번지는 시대다. 혼자라는 편안함에 갇혀 누군가와 함께하는 일을 점점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관계 맺기란 받아들임이라고 책은 말하는 듯하다. 혼자여도 당당하게, 함께여도 담담하게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손버들 기자 wi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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