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 향한 ESPN 평가 “25세 이전 ‘빅3’ 보다 더 많은 그랜드슬램 우승할 것” US오픈에서도 3회전 진출
미국 ‘ESPN’이 세계 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를 지난 20여 년간 남자 테니스 지배한 ‘빅3’와 비교하면서 같은 나이대에 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다고 평가했다.
ESPN는 1일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알카라스의 플레이를 심층 분석한 기사에서 “20세의 알카라스는 모든 분야에서 그 나이대 세 남자보다 더 뛰어나고,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빅3’는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만 각각 20회 넘게 들어올리며 이 부문 통산 1·2·3위에 올라 있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23회), 라파엘 나달(스페인·22회),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20회)를 말한다.
피트 샘프러스(미국·은퇴), 페더러 등 레전드 선수들을 지도했던 유명 코치 폴 아나콘은 “테니스의 전형적인 예술가 중 한 명”이라며 알카라스의 남다른 재능을 인정했다. ESPN은 “테니스 역사상 페더러보다 더 많은 무기를 갖고 있고, 이 무기를 어떻게 배치할지 잘 아는 선수는 없었다”고 페더러의 폭발적인 경기력과 빠른 대응을 기억하며 알카라스가 닮아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ESPN은 또 “알카라스가 베이스라인과 네트에서 위협적인 선수가 되기까지 페더러보다 시간이 덜 걸렸다”며 가파른 성장 속도를 흥미롭게 지켜봤다.
메이저대회 도전 첫 6년간 우승을 한 번만 경험했던 조코비치와 비교에서도 “강력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탁월한 조코비치도 (지난)윔블던 결승에서 젊은 시절의 자신과 마주한 것 같았을 것”이라고 했다.
강력한 톱스핀 포핸드로 상대 선수를 뒤로 밀어낸 뒤 네트 앞에 떨어뜨리는 알카라스의 드롭샷 장기는 극찬을 받았다. 전 투어 선수인 제임스 블레이크는 “경기에서 (포핸드에서)파워와 (드롭샷에서)터치로 바꾸는 것은 아주 어렵지만, 카를로스는 드롭샷을 구사하는데 자신감과 편안함을 갖고 있다”며 엄지를 들었다. 알카라스의 첫 번째 코치 키코 나바로는 “그의 테니스에는 놀라운 다양성이 있다. 최고는 드롭샷”이라고 했다.
‘승리하는 사고 방식을 가진 끈질긴 경쟁자’라는 평가와 함께 승부 근성이 남달랐던 나달과도 비교했다. 둘은 모두 19살에 처음 메이저 타이틀을 안았다. 블레이크는 “나달은 모든 점에서 열심히 플레이한다. 알카라스에게서도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단 1점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주가가 높은 유명 테니스 코치 패트릭 무라토글루는 위력적인 톱스핀을 만들어내는 알카라스와 나달의 포핸드 기술적 요소들을 비교하면서 “파워를 더 많은 방법으로 생산한다”고 분석했다.
ESPN의 평가를 종합하면, 스무살의 알카라스가 기술적으로나, 체력, 멘털적으로 ‘빅3’의 강점을 갖췄거나 일부에서는 이미 넘어섰다는 얘기다. ESPN은 “‘빅3’의 어떤 선수보다 25세가 되기 전에 더 많은 그랜드슬램 우승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이미 두 번의 메이저 우승을 경험한 알카라스는 2연패에 도전하는 US오픈에서도 순항을 이어갔다. 알카라스는 로이드 해리스(남아프리카공화국)를 3-0(6-3 6-1 7-6<7-4>)으로 물리치고 3회전에 안착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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