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가시 돋친 존재지만‥나가고 싶어" 은둔 청년들의 탈출기
[뉴스데스크]
◀ 앵커 ▶
고립·은둔 청년들의 실태를 살펴보는 연속 보도, 오늘은 세 번째 시간인데요.
어둠 속으로 들어간 이 청년들,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공감하고 손을 내밀어 줘야 하는 이유가 뭔지, 정혜인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 리포트 ▶
스스로를 '은둔형 백수'로 소개한 한 유튜버의 영상입니다.
"나는 자발적 왕따로 살기로 결심했던 적이 있다."
혼자 밥 먹고, 청소하는 모습을 올립니다.
많게는 7천 회까지 조회수도 제법 나옵니다.
[한지은 (가명, 음성변조)] "개인적인 경험들을 좀 일기처럼 써서 올렸어요. 그런 게 반응이 좀 좋았어요."
29살 지은 씨는 1년 가까이 고립돼 살아왔습니다.
재취업에 실패한 뒤였습니다.
[한지은 (가명, 음성변조)] "나랑 똑같은 상황이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을 하게 됐어요."
고립·은둔 청년들이 상담을 받으며 직접 그린 그림들입니다.
대부분, 자신을 검게 그려냈습니다.
가시 돋친 존재, 때론 비와 번개를 맞고, 어둠 속에 사로잡혀 있다고 느낍니다.
[김옥란/'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센터장] "동굴에 갇혀져 있는 이런 상태, 게다가 이제 색깔도 굉장히 어둡게‥"
창피함과 압박감.. 자책에 시달리지만, 한 구석엔, 그래도 '잘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습니다.
[김옥란/'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센터장] "잘하고 싶은 것을 저희가 이야기하게 하고, 그것을 충분하게 또 경험하게 해주고‥"
그래서 도전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마련한 요리 모임.
지난해 이 단체의 활동에 지원한 청년은 5백 명, 모집 인원보다 두 배나 많이 몰렸습니다.
[김현준 (가명, 음성변조)] "마음대로 안 돼서 힘들지. 요리하는 것 자체는 즐거워요."
서울의 이른바 명문대 출신인 혁준 씨도 1년 동안 숨어지내다 이곳을 찾았습니다.
지난 코로나 시기는 그에게 잔인했습니다.
[이혁준(가명, 음성변조)] "코로나로 인해서 제한되는 게 많았으니까 야외 활동이‥ 채용도 많이 줄어들고‥"
4년 동안 은둔했던 26살 현수 씨는 오로지 게임에만 매달렸습니다.
[박현수(가명, 음성변조)] "집을 나가진 않지만, 사람들이랑 대화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하루 종일 게임하면서 이제 음성 채팅으로 얘기하면서‥"
비대면이 늘고 디지털 접속이 대세인 시대, 은둔과 고립은 조용히 확산돼 왔던 겁니다.
[최영준/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자기는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어떠한 지지도 받지 못하고 유의미한 관계도 형성하지 못하게 되면서 오히려 이게 고립이나 은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문가들은 극심한 경쟁 체제의 결과라고도 말합니다.
문제는 청년 세대의 좌절로 인해 노동이 사라지고 사회적 연대마저 해체되면, 미래 위기를 극복할 힘도 줄어든다는 겁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허원철·한지은·남성현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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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주영·허원철·한지은·남성현 / 영상편집: 김민지
정혜인 기자(hi@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20657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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