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춤으로 보는 죽음과 노화"…서울세계무용축제 개막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춤은 우리 몸을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예술이죠.
전 세계 무용가들이 모여 다양한 춤을 선보이는 축제가 오늘 서울에서 개막했는데, 올해는 죽음과 노화라는 심오한 주제를 다룬다고 합니다.
서울세계무용축제의 이종호 예술감독에게 직접 들어봅니다.
어서 오세요.
올해로 벌써 26회째 열린다고요, 처음에 어떤 취지로 시작된 축제입니까?
이종호 예술감독 / 서울세계무용축제
1998년에 제1회를 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이제 우리나라의 현대무용, 창작무용 우리 발레나 전통 무용이 아닌 현대적인 창작무용의 수준이 솔직히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지금처럼 저는 그때 이제 기자 생활도 하고 무용평론가로도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아 글쓰기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뭔가 무용계에 도움되는 일을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축제를 만들게 됐고요.
아주 단순한 논리인데 우리보다 앞서 있는 나라의 무용들을 좀 많이 데려다가 보여주면 우리나라의 안무가들도 거기서 지적인 자극을 받아서 좀 더 좋은 창작품을 만들 것이고 또 일반 관객들도 현대무용은 뭔가 너무 난해하다 재미없다라고 하는데 그것도 좀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시작을 해서 하다 보니까 26년이 됐습니다.
그 사이에 이제 일반적으로 그 양질의 무용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건 당연한 건데요.
그거 외에도 섹션화를 해가지고 예를 들면 디지털이 우리 예술로 자꾸 들어오고 있다 하던 그 시기에 90년대 2000년대 넘어갈 그 시기에는 디지털 댄스라는 섹션을 따로 운영을 해보기도 했고 현대무용을 보러 관객들이 극장까지 잘 안 온다, 그럼 우리가 나가자 그래서 공원이나 역 앞에서도 춤을 추는 현대무용을 추는 춤추는 도시 그런 프로그램도 운영을 해봤고, 또 우리나라 힙합 댄서들이 굉장히 테크닉이 좋아서 세계대회를 재패하지만 아쉽게도 그것이 스킬 기술에 불과하지 작품성으로까지 가지는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힙합을 가지고 현대무용을 만들어보자 하는 힙합의 진화, 또 그다음에 실력은 있는데 학력과 인맥에서 소외됐기 때문에 자기 작품을 발표할 수 없는 젊은 무용가들을 위한 프로 이런 것들을 좀 골고루 좀 해봤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정말 다양한 시도를 해오셨는데 이번 축제에 또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종호 예술감독 / 서울세계무용축제
이번 축제에는 죽음과 노화라는 그런 특집 이번에 열리는 수십 차례 행사가 전부 이런 주제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집처럼 꾸몄는데요.
사실 지난 2018년부터 저희가 이 축제에 특집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18년에 난민이라는 주제로 그 주제에 해당하는 작품 국내외 작품들을 여러 편 하고 또 이듬해에는 폭력이라는 주제로 언어폭력, 인종차별 무슨 성적 폭력 이런 것들을 다룬 작품들을 해서 무용도 이제 본격적으로 사회정치적인 발언을 해야 된다라는 그런 생각에서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제 코로나 때문에 그걸 제대로 지난 한 2~3년간 못 하다가 코로나를 겪으면서 많은 분들이 생각을 하셨겠지만 자기 내면을 되돌아보는 그런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 자신 우리 주변 존재란 무엇인가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것 같고 저도 역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 그러면 올해와 내년 정도는 죽음과 노화라는 이런 본질적인 문제를 한번 다뤄보자 해서 하게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다소 묵직한 주제로 찾아왔는데 이 주제로 선보이는 작품들 몇 가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종호 예술감독 / 서울세계무용축제
전체 한 7, 8편쯤 되는데요.
제일 먼저 너무나도 유명한 모든 분들이 다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되는 원로 무용가 홍신자 선생님의 '이불 위에서' 라는 작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홍신자 선생님이 내신 책 중에 자유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분은 평생 자유인이시기 때문에 이 작품 역시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결국은 그런 궁극적으로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그래서 하얀 이불 위에서 펼쳐지는 어떤 그 삶과 죽음의 연속 죽음이라는 것이 물리적으로는 끝일지 모르지만 또 새로운 삶의 시작이기도 하다는 어떤 그런 초월적인 그런 걸 보여주시는 그런 작품이고요.
또 그 밖에 김혜연이라는 아주 재능있는 젊은 안무가가 있는데 이분은 죽음과 노화를 주제로 하되 혼자서 안무를 한 게 아니고 인공지능과 함께 챗GPT와 함께 공동 안무입니다.
말하자면 인간과 기계가 그래서 작품 제목도 예술래잡기술 어려우시죠, 아주 재밌는 제목인데 그런 작품도 나오고요.
또 예효승이라고 파리와 벨기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아주 뛰어난 무용수이자 안무가인데 이분도 역시 노화가 우리 몸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나 이거를 무용 동작으로 풀어보이는 아주 흥미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무용이라고 하면 좀 낯설고 또 내가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망설이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이 초심자가 현대무용 잘 즐길 수 있는 방법 어떤 게 있을까요?
이종호 예술감독 / 서울세계무용축제
저 가끔 명색이 무용 전문가랍시고 해서 그런 질문을 가끔 듣는데 정말 어렵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제 무용뿐 아니라 음악도 우리 고전 음악 낭만주의 음악은 다 누구나 좋아하지만 베토벤 모차르트 좋아하지만 요즘 음악 들으라고 그러면 좀 어렵다고 하잖아요.
미술도 그 추상미술이나 현대미술이 제 값을 받고 인정받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좀 그런 괴리는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좀 인정해 주셨으면 해요.
그 비전문 관객들께서도 우리가 지금 현대를 살고 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데 아 저 낭만음악 고전음악은 옛날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물론 이제 뭐 어떤 그 예술의 본질을 갖고 있으니까 우리가 즐겁게 듣지만 현시대의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이냐라는 그런 주제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역시 현대미술 현대음악 현대무용이다, 그러니까 좀 어렵지만 한번 일단 부딪혀보자.
저는 그냥 무조건 일단 한번 와보시라니까요,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 춤을 통해서 펼쳐내는 희로애락의 향연이 많은 분들께 감동으로 전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종호 예술감독 / 서울세계무용축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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