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겁쟁이’ 서양화가 이미애 작가 초대전, 다층구조가 보여주는 시각적 즐거움
‘꿈꾸는 겁쟁이’ 시리즈로 화단의 주목을 받는 서양화가 이미애 작가 초대전이 6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돈화문 갤러리에서 열린다.
4년 전 삶과 죽음의 경계를 경험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게 한 것은 삶에 대한 열망이었다. 가족, 작품, 관계 등 작가를 규정하는 것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더욱 강렬해진 열망과 사랑은 또 다른 나를 규정지으며 작품에 투영됐다. 때로는 지름길보다는 먼 길을 돌아갈 때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길의 새로운 의미를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생각의 깊이가 한층 깊어진 작품으로 관람객들과 마주한다.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꿈꾸는 겁쟁이다. 꿈꾸는 겁쟁이는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완주하고 싶은 존재다. 남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안정적인 길을 가기보다는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작가가 선택한 것은 붓 대신 조각칼이었다.
붓으로 그려내는 평면보다는 조각칼로 입체성을 강조했다. 다층구조의 색채 공간 위에 도예의 박지기법과 상감기법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며 작가만의 독특한 화풍을 캔버스에 입혔다.
꽃과 나무라는 특정 이미지를 반복과 나열이라는 방식을 통해 여백을 채웠다. 깎아내기와 파기를 거듭한 겹겹의 물감층은 다층구조를 이루며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꿈꾸는 겁쟁이라는 주제의 반복으로 자칫 무미할 수 있는 화폭은 채색과 형상의 변화로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작품마다 다른 색채 이미지와 형상은 차별성과 독립성을 갖는다.
작가는 생략하고 걷어내기를 반복했다. 걷어낸 공간은 꽃과 나무로 또 다른 희망을 심었다. 꽃과 나무는 작가 자신이다. 소중한 나, 주체로서의 나, 살아있는 나다. 작가는 풍경과 사물을 넘어 내적 경험에서 솟아나는 아픔도 창작의 재료로 사용하며 세상과 소통한다.
작가는 편견과 평가를 조각칼로 깎고 파며 상처 입은 영혼을 위로한다. 어쩌면‘꿈꾸는 겁쟁이’는 작가만이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이미애 작가는 홍익루트 회원으로 조형아트서울, 서울아트쇼, 인천아시아아트쇼 등 다수 아트페어와 단체전 출품. 출판물 표지 게재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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