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울려요”…휴대전화 ‘진동’소리가 층간소음? 시끌시끌

'휴대전화 진동모드' 관련 민원(왼쪽)과 아파트 관리사무소 공지문.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휴대전화 진동 소리가 새로운 층간소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바닥에 진동소리가 울리면 천장이 크게 울려서 잠을 깬다며 소음 자제를 부탁하는 공지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견 갈리는 중인 휴대폰 진동 알람 주의해달라는 아파트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휴대전화 진동모드와 관련된 여러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 공지와 주민들의 민원 내용이 담겼다. 이른 아침 진동으로 울리는 알람 소리에 다른 주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 공통된 내용이다.

한 입주민은 쪽지를 통해 "휴대폰 모닝콜 진동 알람 자제 부탁한다. 아파트 천장이 울려 아침마다 깨고 있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입주민도 "모닝콜 소리때문에 아파트 천장이 다 울린다"며 "제발 아침 모닝콜 소리 진동으로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들도 휴대전화 진동 소리가 층간소음이라며 자제를 당부하는 공지를 내고 있다.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OO동 세대 내에서 이른 아침 핸드폰 알람 진동 소리로 인한 수면 방해로 민원이 제기 됐다"며 "핸드폰을 방바닥에 놓고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공지했다.

이어 "진동 소음이 울려 아래층 세대에 크게 들리니, 휴대전화를 침대 위나 매트 위에 놓고 사용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윗집은 개미소리, 아랫집은 천둥소리'라는 문구를 공지문에 넣어뒀다.

또 다른 관리사무소 역시 "우리 아파트는 휴대폰 진동 소리에도 소음이 취약하다"며 "야간시간 층간 소음은 폭력인 만큼,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이해를 부탁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찬반 의견을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진동 소리를 자제해달라는 것은 무리한 것 아니냐"며 "예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휴대전화 진동 소리가 꽤 크게 들리는 만큼, 진동이 울릴 것을 대비해 최소한 바닥에 매트나 방석 등을 깔아두는 방법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최근 층간소음 갈등으로 형사 사건까지 일어나는 등 소음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한 전직 씨름선수는 지난해 11월20일 평소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어왔던 윗집 주민과 술을 마시며 대화하다가 뺨을 먼저 맞자 1시간 가량 동안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선수는 무려 160번 넘게 윗집 주민을 때린 것으로 드러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달 10일에는 층간소음을 낸 사람을 찾겠다며 흉기를 들고 이웃 주민들을 위협한 혐의로 50대 A씨가 구속 송치됐다.

A씨는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를 들고 위층 복도로 올라가 "소리 낸 사람 나오라"며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해 주민들을 위협했다. 그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밖에 층간소음에 화가 나 아랫집 현관문에 성희롱적인 벽보를 써 붙인 50대 여성 B씨에게 70만원 벌금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B씨는 지난해 1월4일 아랫집 현관문 앞에 “매일 차가 바뀌며 남자들도 바뀌고 TV소리는 낮밤 할 거 없이 웅웅웅”이라며 “주중·주말 가리지 않고 밤과 새벽은 파티? 사교생활? 근무 중?”이라고 적힌 A4 용지를 붙였다. 이어 “거주지와 영업장소를 분리하는 건 어떨까요”라는 문구에는 빨간 밑줄도 그었다.

법원은 모욕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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