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학살 100년, 일본 정부 ‘외면’ 속 추모 분위기…“진상 규명해야”
[앵커]
일본 수도권 일대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한 뒤 수많은 조선인이 억울하게 학살당한 비극적인 일이 벌어진 지 오늘로 꼭 100년입니다.
일본 정부는 외면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 보도입니다.
[리포트]
간토 학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도식.
간토대지진 와중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수많은 조선인들이 희생됐습니다.
참석자들은 100년 전 비극을 떠올리며 참사를 잊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미야가와 야스히코/추도식 실행위원장 : "100년 전의 참사를 잊지 않고, 그로부터 교훈을 배워서 계승해 나가는 것. 그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책무가 아닐까요?"]
재일동포 단체 민단이 주최하는 추념식도 규모를 한층 키워 치러졌습니다.
스가 전 총리가 조화를 보냈고, 하토야마 전 총리, 연립여당 공명당 대표 등 일본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해 반성과 사죄의 뜻을 담아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민단은 수난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정민/민단 도쿄본부 부단장 : "지진으로부터 100년, 그리고 전후 78년이 지난 지금도, 희생자에 대한 사죄나 설명 책임이 완수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없다며 학살 자체를 외면하고 있지만 참사 한 세기가 지나며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습니다.
[오가와 데쓰오/추모객 : "일본 정부도, 자치단체도, 과거 역사를 직시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기회에..."]
희생자 유족들은 처음으로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했습니다.
[김도인/조선인 희생자 유가족 :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은 사람을 왜 죽인 걸까요. 왜 죽임을 당해야만 했던 걸까요."]
일본 정부가 자국 내에서 발생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일본 내에서도 진상규명에 나서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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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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