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둔화 랠리 이어질까…8월 고용이 의미하는 것[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9. 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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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국기와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미국 증시가 이번주 반등한 이유는 고용시장 둔화 조짐 덕분이었다.

지난 8월29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내 구인 건수는 882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33만8000건 줄어든 것으로 월간 구인 건수가 900만건을 밑돌기는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7월 구인 건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946만5000건도 크게 밑돌았다.

다음날 발표된 ADP의 8월 민간 고용 증가폭도 전월 대비 17만7000명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19만5000명을 하회했다. 전월 민간 고용 증가폭 32만4000명에 비해서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고용시장 냉각이 지표로 확인되자 증시는 연준(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고 랠리했다.

9월1일(현지시간)에는 가장 중요한 고용지표가 나온다. 노동부의 8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과 실업률, 시간당 평균 임금 인상률이다.

앞서 발표된 구인 규모와 민간 고용 증가폭이 아무리 둔화됐다고 해도 노동부의 8월 고용지표가 이런 고용시장 냉각 조짐을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연준이 결국 통화정책 결정에 사용하는 고용지표는 노동부의 고용보고서이기 때문이다. 이번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는 오는 19~20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발표되는 마지막 고용지표다.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는 1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1일 오후 9시30분)에 발표된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조사한 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17만명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월 증가폭 18만7000명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8월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3.5%로 196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당 평균 임금 인상률은 0.3%로 전월 0.4%보다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8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이 17만명을 밑돌면 인플레이션이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며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지면서 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뱅크의 전략가인 짐 리드와 헨리 앨런 등은 8월31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로선 투자자들이 경제 성장 둔화를 우려하기보다 성장 둔화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경제에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이치뱅크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적은 15만명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ADP의 8월 민간 고용보고서에서도 고용시장 둔화에 대한 추가 증거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ADP의 민간 고용보고서가 노동부의 공식 고용보고서를 정확히 예측하는 선행지표는 아니다. 민간 고용이 크게 늘었는데 노동부의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은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경우도 있다.

문제는 8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예상보다 둔화됐다고 해도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BMO 캐피털마켓의 금리 전략가인 벤 제프리는 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시장에 긍정적인 놀라움을 줄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탄력적인 고용시장과 연준이 한 달의 데이터가 추세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일관되게 강조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고용 속도가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둔화됐다고 해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8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통화정책이 경제에 영향을 발휘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추가 증거를 제공함으로써 FOMC가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때 더 많은 데이터들을 참조하도록 유연성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8월31일에 발표된 7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대로 나와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동인이 되지는 못했다.

7월 PCE 지수는 전년 동월비 3.3% 올라 상승률이 전월 3%보다 높아졌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지수는 전년 동월비 4.2% 올라 역시 전월 상승률 4.1%보다 높아졌다.

반면 헤드라인 PCE 지수와 근원 PCE 지수 모두 전월비 상승률은 0.2%로 완만했다. 이 역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와 일치하는 것이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경영 파트너인 제이미 콕스는 투자노트에서 "PCE 데이터는 시장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며 "소비 지출은 탄력적인 고용시장 덕분에 여전히 강하고 여름에 에너지 가격이 소폭 뛰었음에도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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