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만 유튜버 “개한테 한우 먹여서 죄송”···네티즌들은 갑론을박

유튜브 채널 방송화면 캡처

[서울경제]

한 유명 유튜버가 반려견에게 한우를 주는 ‘먹방’ 영상을 게재했다가 악플 세례를 받고 사과하자 일부에서는 “개한테까지 열등감을 느끼냐”는 취지로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구독자가 77만명에 달하는 유튜버 A씨가 반려견 '앙꼬'에게 한우를 주는 콘텐츠를 촬영했다. 해당 영상에는 고기 두 덩이를 버섯,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등과 함께 앙꼬에게 먹이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고기에 달려드는 앙꼬의 모습을 귀여워 했지만 일부 구독자들은 ‘사람도 먹기 힘든 비싼 음식을 개에게 줬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들은 "사람도 먹기 힘든 한우를 개XX한테. 이번 영상은 실패다", "결식아동, 독거노인 등 힘든 사람이 많은데 선 넘은 방송이다", "지금 나라 전체가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78만명이 보는 유튜버가 지나치다", "자괴감 느끼게 하네", "구독자 많아서 돈이 넘쳐나냐" 등의 댓글로 A씨를를 질타했다.

악플이 쇄도하자 결국 영상 게재 다음 날 채널 커뮤니티에 사과문이 올라왔다. 유튜버는 "이번 영상에서 몇몇 분들의 의견을 듣고 생각을 많이 했다"며 말했다.

이어 "솔직히 '우리집 강아지한테 내가 한우 준다는데 이게 잘못된 건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억울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사람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을 테고 영상을 받아들이는 입장이 다른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A씨는 영상에 나온 고기가 2만원어치 꽃등심이며 그중 한 덩이는 개에게 또 한 덩이는 자신과 가족이 먹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게는 앙꼬가 가족이지만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분들 입장에서는 그저 개일 뿐이라는 걸 안다. 영상을 보는 입장이 다를 텐데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이해 못 해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후 이 사과문은 온라인상에 확산되며 화제를 모았고 대부분의 네티즌은 '이게 사과할 일이냐'며 악플러들을 공박했다.

이들은 "오지랖도 풍년이다", "저런 댓글이나 남기니 한우도 못 먹는 인생 살지", "하다 하다 개한테 열등감 느끼냐", "어떤 삶을 살기에 개를 질투하나", "남의 집 개가 한우를 먹든 캐비아(철갑상어알)를 먹든 무슨 상관인데"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