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급락에 21조원어치 달러 풀었다... 외화지준율 2%p 인하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3. 9. 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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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인민은행(중앙은행 격)이 외화 지급준비율을 기존 6%에서 4%로 낮춘다고 1일 공지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 센터에서 위안화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뉴스1

중국 위안화 가치가 추락하는 가운데 인민은행(중앙은행 격)이 15일부터 외화 지급준비율을 기존 6%에서 4%로 2%포인트 낮춘다고 1일 공지했다. 시장에 달러를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외화 지준율 인하는 시중 은행을 통해 외화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어한다. 인민은행의 외화 지준율 인하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인민은행 공지에 따라 중국의 외화 지준율은 2006년 수준으로 회귀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약 160억 달러(약 21조원)가 시중에 풀리는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 공지가 나온 직후 위안화 환율은 역내 시장에서 달러당 7.26위안 수준으로 소폭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했다.

다만 중국 경제 둔화와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단기 효과를 내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즈호은행 외환 전문가 켄 청은 로이터통신에 “외화 지준율 인하는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을 완화할 수 있지만, 약세 국면을 뒤집을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해 9월에도 위안화 약세를 만회하기 위해 외화 지준율을 기존 8%에서 6%로 낮췄다. 그러나 불과 3개월도 채 안 된 지난해 12월 ‘포치(破七·달러 당 7위안 돌파)’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3위안을 넘기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위안화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과의 금리 차이다. 중국은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과 반대로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렸다. 최근에는 양국 금리 차이가 1.5%포인트(5년 만기 국채금리 기준)까지 벌어지면서 중국에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 달러로 향하며 위안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의 더딘 경제 회복도 위안화 약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코로나 방역 해제로 경제 활동이 전면 재개됐지만, 중국 대형 부동산 업체인 비구이위안발(發) 부동산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도 위안화 가치 하락 요인이다. 중국은 자국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금리 인하 수단을 쓸 경우, 약세인 위안화 가치가 더 빨리 추락할 수 있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위안화 약세 사태로 중국이 추진해온 ‘위안화 국제화’ 또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위안화를 기축 통화로 만들기 위해 위안화 가치 안정화에 주력했지만, 통제가 어렵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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