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잘해줬었다" 3G 연속 무너진 '뒷문'…그래도 희망은 있다, 두산 '천군만마' 가세 임박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워낙 잘해줬었다. 페이스가 조금 떨어지지 않았나"
두산 베어스는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잠실라이벌' 맞대결에서 2-3으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며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경기 초반을 매우 잘 풀어나갔던 두산이다. 두산은 전날(31일) 선발 '토종에이스' 곽빈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LG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던 중 6회초 공격에서 김재환이 팽팽한 흐름을 무너뜨리는 적시타를 터뜨렸고, 8회초에는 양석환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면서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그런데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 3연전에서부터 불펜 투수들이 불안한 모습을 내비치기 시작했는데, 이 좋지 않은 흐름이 LG전으로도 이어졌다. 두산은 선발 곽빈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명신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기를 드높였다. 하지만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한 홍건희가 오스틴 딘에게 홈런을 맞더니, 문보경-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위기 상황을 자초했다.
두산은 어쩔 수 없이 마무리 정철원을 조기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박동원의 희생번트 때 LG 주자들이 재치 넘치는 주루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2루 주자가 홈까지 파고들었고, 승부는 원점이 됐다. 그리고 연장 10회말 정철원은 내보낸 승계주자 오지환을 내보내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두산은 박치국과 이영하를 연달아 투입하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애썼지만, 이영하가 박해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면서 2-3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점까지 연승 행진을 달리면서 상승세를 탔던 두산은 현재 5강 진출 가능성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최근 불펜 투수들이 잇따라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큰 고민에 빠져있다. 특히 마무리였던 홍건희를 셋업맨으로 보직을 변경, 불펜 투수들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있는 정철원에게 뒷문을 맡겼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경기들이 거듭 발생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1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시즌 중반까지는 투수들이 너무 잘해주다가 최근 세 경기에서 뒤가 무너졌다. 어쩔 수 없다. 워낙 선수들이 잘해줬었다. 조금 페이스가 떨어질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아쉬운 마음을 애써 감췄다.
그래도 두산은 이날 롯데와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리프레시'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사령탑은 "어제(31일) 졌으니, 오늘 휴식을 취하면서 새로 리프래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일과 모레까지 두 경기를 하고 올라가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철원이 2이닝 동안 36구를 던진 것 또한 이날 우천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할 상황을 예상했던 등판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LG와 맞대결이 중요했다. 이승엽 감독은 "예보도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정철원이 가장 믿을만한 투수다. 두 번째 이닝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투구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투입을 했고,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 하루, 이틀 휴식을 주더라도 던질 수 있을 때까지는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펜이 불안한 모습이지만, 현 상황에서 큰 변화는 주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잦은 변화는 좋지 않다. (홍)건희가 안 좋고, (박)치국이가 힘에 부친 것 같은데, 컨디션에는 문제가 업다고 한다. 일단은 9회에는 당연히 철원이가 나간다. 그리고 6~8회에는 상대전적과 타자 성향을 보고, 선수 컨디션에 따라 유동성 있게 투수를 기용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지난 8월 8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13으로 활약했던 김강률이 곧 마운드로 돌아온다. 김강률은 최근 무릎 뒤쪽의 불편함으로 1군에서 말소된 바 있다. 사령탑은 "(김)강률이는 다음주 화요일(5일)에 등록디 된다. 2군에서 불펜 피칭을 했는데 통증이 없다고 한다. 일요일(3일)에 한 번 더 투구를 한 뒤 화요일에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