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와 세 번째 재회' 로마 이적 루카쿠 "11살부터 함께하고 싶었어. 큰일 이룰 것"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로멜루 루카쿠(30)가 잘로로시(노랑-빨강) 유니폼을 입었다.
AS로마는 8월 3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루카쿠는 로마 선수다. 구단은 첼시에서 벨기에 공격수 루카쿠의 임대 영입을 확정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 그는 2024년 6월까지 임대 계약을 통해 합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등번호는 90번을 배정받았다.
티아구 핀투 로마 단장은 "루카쿠가 로마를 선택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그의 합류로 우리는 더 많은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승리를 향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모든 결정은 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맞춰져 있으며 경기장에서의 선수 경기력을 지속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팬들이 루카쿠를 열렬히 환영하는 모습을 보니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전했다.
로마에 합류한 루카쿠는 "클럽과 팬들의 환영은 날 흥분시켰고 새로운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줬다. 상대 팀으로서 스타디오 올림피코 분위기를 느낀 바 있으며 로마니스티의 따뜻함을 느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 그들의 일부가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최근 구단주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그들의 야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제 우리는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성장해 나가야 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루카쿠는 "11살부터 조세 무리뉴 감독과 함께 일하고 싶었다. 이제 그와 세 번째로 함께하게 됐고 서로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이 팀에서 함께 큰일을 이룰 수 있다. 경기 포메이션과 어떻게 적응할지 면밀히 분석할 것이다"라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클럽 간의 계약이 거의 마무리됐을 때 많은 사람이 로마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다. 난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었고, 하루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었다. 전화 한 통이면 충분했다. 그들은 계약하기 며칠 전에 내게 전화했고, 클럽의 야망과 관련해서 30분 정도 얘기했다. 구단주와 기대하는 바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난 이 팀에 대한 믿음이 있고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더레흐트 유스 출신인 루카쿠는 지난 2011년 여름 이적료 1,500만 유로(약 215억 원)에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괴물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지만 1군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에버턴으로 임대를 떠났다. 다만, 해당 구단에서 뛰어난 득점력을 선보였음에도 첼시에서의 자리는 여전히 없었다.
이에 2014년 여름 에버턴으로 완전 이적했다. 루카쿠는 에버턴에서 완벽하게 날갯짓을 펼쳤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대표 골잡이로 이름을 날렸다. 에버턴에서 공식전 166경기 87골 29도움으로 간판스타가 됐다.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둥지를 옮겼다. 맨유에서 96경기 42골 13도움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팬들과 언론의 비판에 시달렸다. 이에 탈출을 모색했고, 손을 내민 인터밀란으로 향했다.
루카쿠는 재기에 성공했다. 두 시즌 동안 공식전 95경기에 밟아 64골 16도움을 터뜨렸다. 특히 2020-21시즌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24골을 올리면서 팀에 11년 만에 스쿠데토를 안겼다. 득점 순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골)에 이어 2위였다. 루카쿠는 이렇듯 절정의 폼을 과시하면서 유럽 최정상 스트라이커로 평가받았다.
이후 첼시 리턴이 이뤄졌다. 2021년 여름 이적료 1억 1,300만 유로(약 1,620억 원)의 빅사이닝으로 스탬포드 브릿지로 돌아왔다. 첼시가 루카쿠를 원한 건 당연했다. 첼시는 2020-21시즌을 앞두고 티모 베르너를 영입하며 골 갈증을 해소하고자 했다. 베르너는 2019-2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8골을 터뜨린 '골잡이'였다. 하지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극악에 가까운 골 결정력으로 6골에 그쳤다. 이적료 5,300만 유로(약 760억 원)에 걸맞지 않은 활약이었다.
이렇듯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필요했던 첼시였고, 루카쿠가 해결사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이적 과정은 험난했다. 루카쿠는 벨기에 'HLN'과의 인터뷰를 통해 배경을 공개했다. 그는 "첼시가 세 번째 제안을 건넸을 때 난 비로소 그들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1억 유로(약 1,435억 원), 두 번째 1억 500만 유로(약 1,500억 원), 세 번째 1억 500만 유로와 마르코스 알론소였다. 이어 첼시는 1억 1,100만 유로(약 1,575억 원)과 다비데 자파코스타를 제안했지만 구단은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난 인터밀란에 뒤통수를 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맨유에서 날 꺼내주었다. 당시 난 깊은 수렁에 빠져 있었다"라며 "훈련을 마치고 난 시모네 인자기 감독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내 머릿속엔 인터밀란은 이제 없었기에 팀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인자기 감독에게 '합의점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첼시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루카쿠는 "이 멋진 클럽에 다시 돌아올 수 있어 행복하며 축복이라 생각한다. 정말 긴 여정이었다. 어린 시절 배울 것이 많았을 때 첼시에 왔지만 이제는 많은 경험과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됐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계약 기간은 2026년 6월까지 5년이었고 루카쿠는 주급은 32만 5,000 파운드(약 5억 4,200만 원)로 알려졌다.
하지만 '폭망'이었다. 루카쿠는 부상, 코로나 감염 등으로 결장이 잦았고 경기력과 스탯도 좋지 못했다.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6경기 8골에 머물렀다. 거기다 이탈리아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난 이탈리아와 사랑에 빠졌다. 항상 마음속에 인터밀란을 품고 있을 것이며 언젠가 그곳으로 돌아가 뛰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라고 실언했다.
이후 질타가 이어지자 사과를 내놓았다. 루카쿠는 "팬들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미안하다. 감독을 비롯한 보드진과 동료들에게도 사과한다.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루카쿠는 이후 첼시에서 없는 선수였다. 2022-23시즌 인터밀란으로 임대 이적한 데 이어 올 시즌 프리시즌과 리그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결국 2023-24시즌에도 임대를 떠나게 됐다. 행선지는 무리뉴 감독이 있는 로마다. 무리뉴 감독은 앞서 "루카쿠? 구단에서 사르다르 아즈문 다음으로 공격수 한 명을 더 영입하겠다고 해서 행복하다"라며 기쁨을 표했다.
루카쿠는 무리뉴 감독 아래서 76경기 33골 11도움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앞서 첼시, 맨유 시절에 함께했다. 그리고 세 번째 재회가 성사됐다.
계약 세부 사항이 전해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9일, "첼시가 로마와 임대 계약에 합의함에 따라 루카누는 무리뉴 감독과 재회하게 됐다. 루카쿠는 로마에 합류하기 위해 연봉 삭감에 동의했고 첼시는 급여 부담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는 화요일 오후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로마로 갈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나흘간의 치열한 협상 끝에 첼시, 로마, 루카쿠는 합의점을 찾았다. 매우 복잡한 거래였고 첼시는 500만 파운드(약 83억 원)의 임대료를 받게 될 것이다. 더불어 루카쿠가 임금 삭감에 동의하면서 어떠한 보조도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루카쿠는 로마에서 600만 파운드(약 100억 원)가 넘는 수입을 올릴 것이나, 내년에 첼시로 돌아올 경우 추가 삭감에도 동의해야 했다. 첼시는 루카쿠의 새로운 계약에 3,700만 파운드(약 620억 원)의 방출조항(release clause)을 삽입했다. 루카쿠가 로마에서 충분히 잘한다면 내년 여름에 (어디로든) 이적 가능한 가격이라고 믿고 있다"라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첼시는 인터밀란의 2,300만 파운드(약 385억 원)와 2,600만 파운드(약 435억 원)의 제안을 거절했다. 알 힐랄은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제안했지만, 루카쿠가 올여름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하기를 원치 않았다. 루카쿠가 일시적이라도 떠날 수 있는 건 첼시에 큰 안도감이 될 것이며 그들은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에 새로운 공격수와 계약하려고 시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진= AS 로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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