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사카 엑스포 공동플랫폼 만들자"

한예경 기자(yeaky@mk.co.kr) 2023. 9.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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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공동개최 성사시킨
한일포럼 전격 제안
"日,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
오사카와 협력사업 추진"
2025년 한일수교 60년 맞아
DJ-오부치 선언 2.0 준비
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31회 한일포럼 직후 한국 측 회장인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왼쪽)과 일본 측 의장인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가운데), 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 명예교수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월드컵 유치전이 한창이던 1995년 한국과 일본 간에 월드컵 공동 개최를 제안해 2002년 실제 한일월드컵을 실현시켰던 '한일포럼'이 이번에는 한일 세계박람회(엑스포) 공동 플랫폼을 제안했다.

지난달 30일부터 9월 1일까지 2박3일간 서울에서 열린 제31회 한일포럼 직후 한국 측 회장인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 일본 측 의장인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1일 한일포럼은 기자회견에 앞서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일본 정부가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지하고, 2025 오사카·간사이엑스포와 2030 부산엑스포 공동 플랫폼을 구성할 것을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부산과 간사이를 연계하는 한일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유 전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오사카·간사이엑스포와 부산엑스포 간에는 5년밖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상호 방문을 통해 비용·비자 편의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양국 간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일포럼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2025년에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2.0'을 발표할 것을 제안하며 이를 위해 각계 인사로 구성된 준비위원회를 설립하고 미래 비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자고 조언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가 강조했던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날 한일포럼 공동성명은 이어 "외교안보, 경제안보, 산업과학기술 분야 등의 2+2 정부 간 고위 정책 대화가 실시되기를 기대한다"며 한·미·일 간 인도·태평양 대화를 시작할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또 성명에서는 "한국과 일본은 첨단 기술 영역에서 역할 분담이라는 새로운 발상으로 협력이 가능한 부분을 개발해야 한다"며 "공급망 강화와 에너지 안보 같은 한일 공동 과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일 관계의 미래 기반인 차세대를 위한 제안이 많이 나왔다. 한일포럼은 "한일 관계의 미래 기반인 차세대 교류를 보다 체계적으로 확대·발전시키기 위해 양국에서 학점을 인정받고 인턴·취업으로 연계하는 '한일판 에라스무스 문두스 프로그램' 설립을 제안한다"며 "한일 우호의 상징인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유물 소재지를 연계하는 관광상품의 개발 및 관련 자료 상호 전시를 추진하고, 2005년 한일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계기로 시작된 '한일축제한마당'에 양국 정상이 참여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한일포럼은 1993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호소카와 모리히로 일본 총리의 경주정상회담에서 탄생한 양국 오피니언 리더 간 민간 협의체다. 당시 양국 정상은 정부 차원과는 별도의 채널이 필요하다고 합의해 한일포럼을 만들었고, 민간 협의체이기는 하지만 정상 간 합의로 만든 기구여서 양국 외교부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한일포럼은 '채텀하우스 룰'을 채택하고 있어 발언자가 밝혀지지 않지만 올해는 일본 측에서 사이토 겐 법무대신(법무장관)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한일포럼은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정리해 정부에 보고하거나 건의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채택된 아이디어가 많다.

2002년 월드컵을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하라고 촉구한 일이 대표적이다. 양국이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1995년 9월 2~5일 서울과 제주에서 열린 제3차 한일포럼은 제주도 성명을 통해 공동 개최를 촉구했다. 그뿐만 아니라 2006년 시작된 한일 양국 국민 간 비자 면제도 한일포럼에서 제안한 것이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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