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와 인터뷰 후 돈받은 의혹... 검찰, 언론노조 전 위원장 수사

이유지 2023. 9. 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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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신학림(65)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금품수수 혐의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김만배씨는 당시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대장동 사업 관련 부산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조우형씨가 수사를 받게 되자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해줬다"며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와 박영수 변호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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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수재 혐의로 신학림 씨 압수수색
김만배 인터뷰 후 억대 금품 수수 의혹
신학림 "김만배가 내 책 사간 돈" 해명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고영권 기자

검찰이 신학림(65)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금품수수 혐의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신 전 위원장은 언론사 재직 시절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고 가짜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문제의 인터뷰엔 윤석열 대통령 관련 내용이 들어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1일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신 전 위원장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배임수재는 임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범죄를 말한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와 인터뷰를 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고 의심한다. 20대 대통령선거 사흘 전인 지난해 3월 6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으로 일하던 신 전 위원장은 김씨와 인터뷰했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인터뷰 시점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지던 때인 2021년 9월 15일이다.

김만배씨는 당시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대장동 사업 관련 부산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조우형씨가 수사를 받게 되자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해줬다"며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와 박영수 변호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김씨는 "윤석열이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봐줬다)" "박모 검사가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를 물어보더니 조씨를 보내줬고 사건이 없어졌다"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의 인터뷰에 등장했던 조우형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당시 김만배씨가 전화해서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이 커피 타줬다고 인터뷰 할테니 양해하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조씨는 대장동 일당과 공모, 공무상 비밀을 이용해 초기 사업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검찰은 대선 직전 부정한 청탁이 동반된 허위 인터뷰가 보도됐다는 점에 주목,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신 전 위원장은 이날 압수수색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문제삼은 돈은) 김만배씨에게 책값으로 받은 돈이며 계약서도 썼다"고 반박했다. 신 전 위원장이 2020년에 쓴 책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 총 3권을, 김씨가 1권당 약 5,000만 원을 주고 샀다는 설명이다. 이 책에는 언론·재벌·정치계 혼맥 정보가 담겨 있는데, 당시 두 사람은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가공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거래했다고 한다.

신 전 위원장은 "청탁의 '청'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언론사에 있던 사람이고 언론사 인수도 시도하고 있었기에 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안 것"이라며 "김씨가 계약금으로 300만 원을 준 뒤 책을 가져갔고, 이후 책을 보고는 '1억이 아니라 10억의 가치가 있다'며 책값에 부가가치세를 더해 1억6,200만 원을 입금했다"고 밝혔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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