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프로 대회 같아"… 코스 관리 빛난 세라지오GC
남선우 코스관리팀장
"새벽 4시부터 잔디 살피고
밤 9시까지 페어웨이 보수"
'아마추어 메이저 대회'인 제27회 카카오VX 매경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가 열린 경기도 여주시 세라지오 골프클럽. '한국 골프의 미래'로 불리는 아마추어 상위 랭커가 모두 참가해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경기가 끝난 후 이들은 모두 세라지오GC의 코스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선수들은 "프로 대회에 나온 것 같다" "페어웨이에서는 마치 칫솔 위에 있는 공을 치는 느낌이었다" "그린은 친 대로 볼이 굴러간다. 튀는 것도 없고 정말 표면이 매끈했다" 등 각자 소감을 밝혔다.
8월의 폭염과 폭우에도 최고 상태를 보여준 세라지오GC는 아마추어 메이저 대회의 위상에 걸맞은 코스로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최고 코스라는 선수들의 극찬은 세라지오GC 코스관리팀의 헌신적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남선우 코스관리팀장은 "최고 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생각에 올해 초 코스를 세팅할 때부터 대회 기준에 맞췄다"고 설명한 뒤 "페어웨이는 20㎜, 러프는 40㎜, 그 외 지역은 55㎜로 정하고 코스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7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대회를 염두에 두고 특별 관리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데 올해는 코스 관리가 너무 어려웠다. 7월 말에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됐으며 대회를 앞둔 8월 중순에는 갑작스러운 폭염과 비가 반복됐다"면서 "공들여 관리한 잔디들이 타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미래에 한국 골프를 이끌어 갈 아마추어 톱골퍼들이 실력을 제대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느 때보다 마음이 급해졌다. 새벽 4시부터 코스에 나와 세팅을 하며 페어웨이와 그린 상태를 살피고 보수해야 할 부분을 찾아 보완하는 과정이 골프장 라이트가 꺼지는 오후 9시까지 이어졌다. 그야말로 프로 정신이 없다면 할 수 없는 고된 과정. 그 결과 선수들은 "올해 참가한 대회 코스 중 최고"라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남 팀장은 "사실 코스를 관리하는 사람의 눈에 지금 상태는 만족스럽지 않다. 10점 만점에 6점 정도"라며 "몇 주 전부터 이어졌던 불볕더위가 너무 야속하다"고 말했다. 그는 "심하게 훼손된 곳은 새로 잔디를 교체해야 했는데 올해는 좋은 잔디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간신히 잔디를 구했지만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다"며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올해처럼 폭염, 장마, 폭우가 이어지면 코스 관리가 정말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남 팀장의 경력은 무려 20년 차. 앞서 타니CC, 여주 캐슬파인GC 등 한지형 잔디, 일명 양잔디로 조성된 골프장에 주로 있었다. 페어웨이가 중지인 곳은 세라지오GC가 처음이다. 남 팀장은 "새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공부했다. 기존 코스관리팀원들도 많은 도움을 줬다"며 "그 덕분에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대회를 치러낼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남 팀장은 "잔디 관리는 잘해야 본전"이라며 "그래도 최선을 다했고 메이저 대회에 걸맞은 코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이 칭찬해주니 마음이 한결 놓인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주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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