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왕서방 어디갔나”…원화 약세에도 집 안사는 외국인
전년 동기 대비 156명 감소
인천도 1683명→1303명 감소세 뚜렷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화폐 가치가 높아진 외국인들이 국내 부동산 매수에 적극적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시장 모습은 이와는 반대였다.
대다수가 투자수요로 알려진 중국인마저 자국 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국내 부동산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2일 법원등기정보광장 자료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외국인은 총 855명으로, 지난해 동기(1011명) 대비 156명 줄어든 수치다. 국내 부동산을 외국인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절반 가량(48%)인 413명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인(213명·25%)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인과 미국인이 외국인 매수자의 약 73%를 차지한 셈이다.
전국 아파트 매수로 보면 미국인은 작년 7월까지 1344명이었던 것이 올해 1287명으로 줄었고, 중국인은 5846명에서 5359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1~7월까지 전국 부동산 시장에서 소유권이전등기(매수)를 완료한 외국인은 총 8317명으로 전년(8999명) 대비 7.5%(682명) 감소했다.
특히 감소세가 뚜렷한 지역은 인천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외국인 매수는 같은 기간 1683명에서 1303명으로 380명이나 급감했다. 인천은 지난해 집값 하락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였지만, 올해 들어 점차 가격이 반등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진정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경기도((3423→3483)와 지방 아파트(대구 75→118, 광주 42→52, 울산 88→104, 세종 21→24, 충북 282→287, 전남 145→158, 제주 157→169)를 사들인 외국인은 전년 대비 되레 늘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지역 매수는 평택, 화성 등에 발생할 일자리 수요를 고려해 투자 목적에서 구입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방의 경우 아직 집값 회복이 더딘 틈을 탄 저가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지만, 화폐 가치의 상승 효과가 부동산 매수로 이어지진 않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7월까지 평균 1270원 안팎을 보였지만, 올해는 130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외국인 부동산 매수세는 더욱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는 시행령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1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공포해 매수인이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두지 않을 경우 위탁관리인을 지정·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이번 개정에는 국토부가 외국인의 국내 거주 여부와 세대구성 정보 확인을 위한 출입국 기록 및 건강보험정보를 관계 행정기관에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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