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5번' 성매매 강요…'가을이 사건' 친모 동거녀 징역 20년
온라인상으로 알게 된 가족과 동거…친모에 성매매 강요, 금품 갈취
재판부 "2년 넘게 동거한 부부에게도 아동학대 책임"
4살 딸을 학대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이른바 '가을이 사건'과 관련해 친모뿐만 아니라 동거녀에게도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부산지법 형사6부는 오늘(1일) 아동학대·살해 방조 및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5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억 2,000여만 원 추징 등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A 씨와 함께 기소된 남편 B 씨에게는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가을이의 친모 C 씨는 남편의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지난 2020년 8월 어린 딸을 데리고 가출했습니다.
갈 곳이 없었던 C 씨는 당시 아이의 식단을 공유하는 채팅방을 운영하던 A 씨 부부를 찾아갔고, 같은 해 9월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 부부는 처음에는 C 씨를 따뜻하게 대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뒤부터 돈을 벌어오라고 압박하더니 성매매를 강요했습니다.
A 씨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C 씨에게 무려 2,400여 회에 걸쳐 성매매를 강요했습니다. 하루에 4~5번 꼴입니다.
C 씨가 성매매를 시작하면서 월 800~900만 원의 수익을 내자 A 씨의 남편 B 씨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C 씨의 수입에 의존했습니다.
그렇게 C 씨가 번 돈 1억 2,450만 원은 그대로 A 씨 부부의 수중에 들어갔습니다.
A 씨는 C 씨의 생활 전반을 감시했고, C 씨는 성매매와 A 씨 부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자신의 딸 가을이에게 풀기 시작했습니다.
A 씨 부부는 C 씨가 딸에게 제대로 된 밥을 먹이지 않거나 폭행하는 등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말리지 않고 방관했습니다.
그리고 가을이의 사망 당일 오전 6시, C 씨는 딸이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댄다는 이유로 딸의 머리를 침대 프레임에 부딪히게 하는 등 폭행을 가했습니다.
이후 오전 11시쯤 가을이는 거품을 물고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C 씨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오후 4시 30분쯤 돼서야 겨우 핫팩으로 딸의 몸을 마사지했습니다.
그렇게 가을이는 그날 오후 6시쯤 숨을 거뒀습니다. 사망 당시 가을이의 몸무게는 7kg에 불과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달 30일 열린 친모 C 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C 씨는 6월에 진행된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오늘(1일)은 A 씨 부부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는데, 재판을 담당한 부산지법 형사 6부는 A 씨에게 징역형, 남편 B 씨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A 씨 부부는 "가을이의 친권자인 친모가 곁에 있었기에 보호자로서의 의무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A 씨 부부가 친모 C 씨와 '공동체적 생활 관계'를 형성해 왔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 및 감독을 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재판부는 "아동복지법은 친권자뿐만 아니라 기타의 이유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감독하게 된 사람에게도 법률상 보호자의 지위를 부여한다"면서 "동거녀 부부는 2년 넘게 가을이 모녀와 동거했고, 특히 친모가 성매매를 하러 집을 비웠을 때는 전적으로 A 씨가 가을이를 돌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친모의 성매매 대금을 공동체의 생활비로 사용했고, 친모는 성매매가 끝나면 집청소를 하거나 동거녀의 아이를 등원시키는 등의 집안일을 했다"면서 "서로의 아이를 함께 키우고 의식주를 공유하는 관계가 형성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방 1~2칸에 불과한 집에서 함께 지내던 동거녀는 가을이가 학대당하고 있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그렇지만 사망 사건 당일까지 자신들의 학대·방임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보호자로서의 의무를 방기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친모가 있었으니 양육 책임이나 구호 조치가 필요 없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진지한 반성을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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