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美 출판업계 결국 '저작권 소송전'
오픈AI , 기각 신청서 제출
"인공지능 학습은 위법 아냐
책 저작권 있어도 문장은 제외"
오픈AI 매출 1조 넘을 조짐에
챗GPT 놓고 소송 줄이을듯
"챗GPT는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배포해 직접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표절자와는 전혀 다르다."
작가들이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오픈AI가 처음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1일(현지시간) 오픈AI가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출한 기각 신청서에 따르면 오픈AI는 미국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세라 실버먼 등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 대해 인공지능(AI) 학습은 법 위반이 전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픈AI는 "저작권법의 목적은 작가 아이디어를 보호함에 따라 과학·예술의 진보를 촉진하는 것"이라면서 "기초적 아이디어나 문장 내에 있는 구성 요소까지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오픈AI는 "작가가 책을 저작권 등록할 수 있지만 단어의 빈도나 패턴 주제 등과 관련된 통계 정보는 저작권 법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올해 7월 실버먼, 폴 트렘블레이, 모나 아워드, 크리스 골든, 리처드 카드레이는 오픈AI와 메타를 상대로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과 불공정 경쟁법 위반, 부당 이득 등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실버먼은 "챗GPT는 라이브러리 제너시스, Z라이브러리, 사이언스라이브러리, 비블리오틱 등 상당한 출판 데이터 세트를 불법 학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으로 7185권에 달하는 책이 데이터 추출인 스크래핑 당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테크 업계와 콘텐츠 업계 간 전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는 장면이다. 챗GPT가 작년 11월 등장했을 당시엔 저작권 논란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오픈AI가 이를 활용해 상업적 이익을 벌어들이자 상황은 돌변했다. 테크 매체인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의 월 20달러 유료 서비스인 GPT-4 사용자 수는 현재 100만~200만명으로 추정되며 연내 10억달러(1조3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5400만달러(약 715억원) 손실에서 크게 흑자 전환한 것이다.
미국 출판업계는 AI 공습에 긴장한 상태다. 미국 전문출판협회 사지다 메럴리 대표는 프레스개짓을 통해 "출판사는 AI 업체가 콘텐츠를 사용해 AI를 학습하는 방식의 투명성이 낮다는 것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에 미국에서는 콘텐츠 보호를 위한 AI마저 등장한 상태다. AI는 각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스크래핑을 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학습한다. 하지만 오리지널리티닷AI(Originality.AI) 솔루션은 이 같은 AI 봇을 차단한다.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100대 웹 페이지 중 처음으로 오픈AI의 스크래핑 봇을 차단하기도 했다. 또 뉴욕타임스에 이어 디애슬래틱, 블룸버그, 인사이더, 더버지 등이 AI 모델의 훈련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서비스 약관을 공개했다. 메럴리 대표는 "오픈AI는 스크래핑을 차단하는 서비스를 스스로 선보였다"면서도 "하지만 출판사가 원하는 것은 콘텐츠에 대한 가치 인정"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전문출판협회는 유럽 출판인협의회와 연대를 한 상태다. 미국 전문출판협회는 지난주 리시 수낵 영국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인공지능(AI)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관련 법 제정을 촉구했다. 협회는 "출판사 콘텐츠가 허가나 어떤 형태의 지불 없이 AI 도구를 훈련하는 데 사용된다는 것은 이미 분명하다"면서 "이미 출판사 저작물을 인용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고 AI 시스템을 학습하는 데 사용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AI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지 않도록 경쟁법을 정비해줄 것 역시 촉구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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