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오염수 설문조사 문항, 객관적으로 구성해 국민 뜻 파악해야“

“국민 걱정 이해…다만 여론조사 제목·사전설명 따라 수치 다양해”

(시사저널=신현의 디지털팀 기자)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정부 일일 브리핑에서 도쿄 전력이 제공한 방류 데이터에 대한 우리 정부의 분석 결과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여론조사 문항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일본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국민 과반수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시민단체 등의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박 차장은 "조사 문항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구성해 국민들 뜻을 정확히 파악해주는 게 좋을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걱정하는 부분은 이해하지만, 팩트를 정확하게 인식하시고 그에 따른 선택을 어떻게 할지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염수 관련 설문조사 문항이 방류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답을 하도록 되어 있다'고 지적한 것을 거론하며 "저희 정부 TF도 마찬가지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단 하나의 조사도 '후쿠시마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과학적인 기준 하에서 처리해 방류한 경우에, 예를 들면 건강에 위해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 하고 묻지 않는다"며 "모든 여론조사가 '오염수 방류한다고 합니다, 찬성하십니까?' 이렇게 묻는다. 저라도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면 국제법 위반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차장은 방류라는 행위 자체가 결국 바다에 '버리는' 형태이기 때문에 국민들로서는 걱정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여론조사 제목이나 사전 설명을 어떤 식으로 한 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고 묻느냐에 따라 수치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저희 입장을 계속(강조)하기 위해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추가 여론조사를 하겠다든지 그런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5월 환경운동연합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5월19∼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85.4％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1일)에는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8월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ARS 자동응답조사 결과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72.4％라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