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의혹 깔고 앉은 방통위원장석[금주의 B컷]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8일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방송과 언론이 잃어버린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라며 “공영방송 구조와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방송통신위원장이 되는 과정은 시끄러웠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 시절 언론 장악, 아들 학교폭력 무마, 배우자의 인사청탁, 재산 형성 과정 등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됐다. 수많은 의혹에 이 위원장은 “황당무계한 일”이라고 부인하거나, “현장을 본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비켜갔다. 의혹들을 검증할 자료 제출과 증인 출석 역시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 위원장의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은 무산됐지만, 대통령은 그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취임 전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한 기자 설문조사에서 80%가 이 위원장의 임명에 반대했다.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60% 안팎에 달하고, 40여개 언론단체가 참여하는 언론개혁시민연대도 그가 부적격하다고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미뤄왔던 시급한 회의를 처리하기 위해”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전체 상임위원 5명 중 단 둘뿐인 상황에서 전체회의를 열었다. 회의장 문을 열고 들어선 이 위원장은 각종 의혹과 여론은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태연하게 위원장석에 앉았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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