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킹통장·초단기예적금 …'나만의 비상금'으로 딱
경제불안에 고위험·고수익 외면
하루만 넣어도 이자 지급하거나
만기 6개월내로 짧은 예금 다양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소액 재테크'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올해 주목할 만한 금융소비의 특징을 분석한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 기회 보고서'에서 올해 재테크 트렌드로 '티끌 모으기'와 '디펜스 재테크'를 꼽기도 했다.
가계 재무 상황이 작년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고위험·고수익형 상품보다는 안정적인 상품으로 여유자금을 옮기는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또 적은 돈이라도 알뜰히 모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소액 재테크 선호 성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게 연구소 분석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액 재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소비자는 71%에 달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짧은 기간, 적은 돈을 맡기면서 쏠쏠한 이자를 챙길 수 있는 금융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수시입출금통장으로 하루만 돈을 넣어둬도 이자를 지급하는 파킹통장이 대표적이다. 만기가 3~6개월로 짧은 예금 상품도 다양해지면서 단 몇 달이라도 은행에 예금해 이자를 챙길 수 있다.
파킹통장 이자가 가장 높은 곳은 저축은행이다. 소액이라도 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어 사회초년생에게 안성맞춤이다. OK저축은행은 100만원까지 최고 연 5%를 제공하는 'OK읏백만통장Ⅱ' 파킹통장 상품을 운영 중이다. 우대금리는 0.5%포인트지만 오픈뱅킹에 가입하면 누구나 적용받을 수 있어 간편하다. 100만원 초과~5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선 최고 연 4%, 5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선 최고 연 3.5%가 적용된다. 다올저축은행의 파킹통장 'Fi 커넥트 통장'은 2000만원까지 최고 연 4%를 제공한다. OK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오픈뱅킹에 계좌를 등록하기만 해도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대부분 소액으로 제한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거액 예금에도 고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이 등장했다. NH저축은행의 'NH FIC-One 보통예금'은 예금액에 관계없이 무조건 연 3.8% 이자를 지급한다. SBI저축은행은 애플리케이션(앱) 사이다뱅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입출금통장' 예금액에 대해서는 1억원까지 무조건 연 3.5%를 적용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앱 전용 상품 '페퍼스 파킹통장2'는 5000만원까지 무조건 연 3.2% 이자를 책정한다.
파킹통장은 하루만 유지해도 이자를 주지만, 지급 시기는 금융사별로 다르다. 대부분 저축은행들은 매달 한 번, 한 달 동안 발생한 이자를 한 번에 지급한다. 입출금통장 특성상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기 때문에 최고 금리 적용 구간에 따라 여러 개 파킹통장을 만들고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다. 가령 목돈 5000만원이 있다면 500만원은 OK저축은행에, 2000만원은 다올저축은행에, 나머지 2500만원은 NH저축은행에 넣는 식이다.
다만 대포통장 방지 규정에 따라 거래 기록이 없던 금융사에 새로 파킹통장을 만든다면 영업일 기준 20일이 지나야 또 다른 곳에 새로운 파킹통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파킹통장 여러 개를 만들 계획이라면 본인의 자금 상황에 따라 가장 유리한 상품부터 가입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은행권에서는 짧은 기간이라도 조금씩 저축할 수 있는 초단기 적금이 연이어 출시돼 주목된다. 만기가 짧은 적금은 이자율이 높아도 실제 받는 이자는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월 60만원을 1개월 만기 적금에 넣는다면 이자율이 연 6%라고 해도 만기 시 세후 이자는 2500원 수준이다. 하지만 매일, 매주 꾸준히 돈을 적립하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소액 재테크에 안성맞춤이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재무관리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최우선 실천 전략으로 '절약'을 꼽은 소비자는 61%나 됐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초단기 적금은 앱 내에서 게임적인 요소를 가미한 상품이 많아 저축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6일 'N일 적금'을 출시했다. 하루 최대 3만원씩 적립할 수 있는 상품이며 만기는 31일, 100일, 200일 중 설정할 수 있다. 첫 거래 고객이고 우리은행 앱 내 '감정스탬프' 클릭에 참여하면 최고 금리인 연 6%를 적용받는다.
KB국민은행의 'KB 특★한(특별한) 적금'은 1~6개월 내에서 만기일을 고객이 일 단위로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30만원 내에서 원할 때 언제든 돈을 적립할 수 있다. 목표 적립액 달성, 국민은행 앱 내 '별모으기' 참여, 추천인 가입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금리 연 6%가 적용된다. 신한은행에서도 1개월 만기가 가능한 '한달부터 적금'을 판매 중이다. 1~12개월 내에서 만기일을 일 단위로 설정할 수 있고, 정액 적립식 상품으로 매일 혹은 매주 단위로 정해진 돈을 적립하게 된다. 매일 적립하는 경우 하루 2만원까지, 매주 적립하는 경우 매주 10만원까지 넣을 수 있으며 목표 적립액을 달성하면 우대금리가 적용돼 최대 연 4.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짧은 기간이라도 목돈을 안정적으로 맡기고 싶다면 단기 예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북은행에서는 지난달 18일 'JB 플러스 정기예금' 특판을 출시하고 이달 말까지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 금리를 제공한다. 1인당 20억원 내로 가입할 수 있고 만기는 3개월, 6개월, 9개월 중 선택하면 된다. 9개월 가입 시 최고 연 3.87%를 적용하며, 3개월만 가입해도 최고 금리는 연 3.4%에 달한다. 2000억원 한도로 출시돼 한도 소진 시 상품 판매는 종료된다.
하나은행의 '3·6·9 정기예금'은 1년 만기 상품이지만 3개월, 6개월 등 중도 해지해도 기본금리를 보장해 실제로는 3개월 만기로 활용할 수 있다. 별다른 우대금리 조건 없이 1년 만기 시 연 3.3%를 제공한다. 3개월 유지 후 해지 시 연 1.8%의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최근 저축은행에서도 단기 예금에 고금리를 책정해 눈길을 끈다. OK저축은행에서는 6개월 만기 예금에 연 4.41% 금리를 제공한다. JT친애저축은행도 6개월 만기 시 연 4.4%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을 내놨다. 애큐온저축은행은 3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예금을 출시했다.
다올저축은행은 파킹통장과 정기예금의 특징을 결합한 상품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Fi 하이브리드 정기예금'은 1년 만기 상품으로, 만기까지 유지하면 무조건 연 4.5%를 제공한다. 하지만 하루 만에 해지해도 연 3%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정기예금에 가입했다가 급한 사유로 중도에 해지한다고 해도 꽤 많은 이자를 챙길 수 있어 소비자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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