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김정은 옆에서 짝다리... 해군사령관 거수경례도 받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10살짜리 딸 김주애와 함께한 해군사령부 방문을 계기로 김주애가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등 북한 내부 주민들이 보는 관영매체들이 지난달 28일 일제히 다룬 김정은의 해군사령부 방문 모습을 보면 김주애는 김정은과 함께 군부 사열을 받고 실내 행사에선 주석단에 앉았다.
북한 매체가 내보낸 영상을 보면 김주애는 흰색 자켓과 검정색 바지를 입은 정장 차림에 굽이 꽤 높은 구두를 신었다. 북한 매체가 김주애 동향을 공개한 건 석 달만의 일로 그 전보다 훨씬 조숙한 이미지로 연출했는데 ‘미래 권력자’라는 점을 주민들에 보여주기 위한 ‘상징조작’이란 분석이다.
김주애는 김명식 해군사령관으로부터 거수경례를 받는가 하면 김정은과 함께 작전계획 보고를 받으면서 김정은이 발언하는 동안 짝 다리를 짚고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정은은 김주애와 함께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날 해군절 기념 연설에서 한미일 정상을 ‘깡패 우두머리’라고 칭하면서 3국을 맹비난하는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직 통일부 고위 관료는 1일 “북한 주민들에게 최고 지도자로 각인되려면 전군의 충성과 절대적 지지를 받고 미국과 맞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김정은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왕위를 물려줄 사람이 김주애라는걸 보여주고 있는것 같다”고 했다.
김주애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 발사 현장에서 처음 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관료는 “미국을 겨냥한 ICBM 발사현장에 김주애를 데리고 나온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군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 미국을 상대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연출하기에 최적의 요건”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주애가 ICBM 발사장에서 처음 등장한 지난해 11월 이후 북한매체가 공개한 김주애의 공개활동 15회 가운데 11회가 군사분야에 집중돼있다.
김주애 첫 등장 당시 탈북민과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주애가 김정은 권력을 세습할 2인자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아직 가부장적 문화가 강한 북한 사회 특성상 아들이 아닌 딸은 후계자로는 부적절하다는 게 이유였다. 전직 통일부 고위 관료는 “백두혈통에 남녀구분은 없다고 본다”며 “과거 김정일 시절 여동생 김경희도 여성이었지만 김정일 유고시 그 역할을 물려 받을 수 있는 2인자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일각에선 아직 30대인 김정은이 벌써 권력세습을 준비하는 건 다급한 심리를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런 해석에 대해서도 이 관료는 “김정은은 갑작스럽게 후계자가 된 자신과 달리 자기 자식만큼은 충분히 준비된 지도자로 키우고 싶어할 것”이라며 “후계자가 피가 섞이지 않은 타인이라면 권력자의 힘이 빠질 수 있지만 혈통으로 이어진 자식이 왕위를 물려받는 건 경우가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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