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외무 “반격 더디다고? 입 다물고 직접 해봐라”···WSJ “우크라, 러시아 주력 방어선 돌파”

정원식 기자 2023. 9. 1. 16: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략 요충지 토크마크 탈환 가능’ 관측도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다연장로켓포 시스템이 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월에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더디게 진행된다는 지적에 대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입 다물라”며 반박했다.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스페인 톨레도를 방문한 쿨레바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반격 작전의 속도가 더디다고 비판하는 것은 날마다 자신의 생명을 걸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1㎞씩 탈환하며 전진하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같다”면서 “비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입을 다물고 우크라이나에 와서 단 1㎠의 땅이라도 스스로 해방시켜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그동안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러시아의 두꺼운 방어선에 막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방 언론들도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병력을 한번에 투입하지 않고 소규모로 분산 투입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해왔다.

나토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반격 작전의 방향에 대해 유보적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CNN에 “우크라이나는 종종 예상을 넘어선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조언과 지원을 제공하지만 궁극적인 결정은 그들이 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지난주 남부 자포리자주 로보티네를 탈환한 데 이어 동쪽으로 약 14㎞ 떨어진 베르보네 바깥 쪽에서 러시아군의 진지를 뚫고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 시작 후 처음으로 러시아의 주력 방어선을 뚫었다”면서 느리게 진행됐던 반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고위 관리에 따르면 서방 정보기관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전략 요충지 토크마크를 탈환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토크마크는 로보티네에서 약 25㎞ 떨어진 교통 중심지로,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을 장악해야 멜리토폴과 아조우해로 진격할 수 있다. 러시아군을 아조우해로 밀어내 크름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점령지를 잇는 육로를 차단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대반격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한 서방 고위 군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주목할 만하지만 주요한 돌파구를 만들어낸 수준까지는 아니라면서도 우크라이나군과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에게 반격 작전에 실질적인 성과가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쿨레바 장관은 이날 독일에 장거리 순항 미사일 타우루스를 신속히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독일은 최근 기존 입장을 바꿔 타우루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쿨레바 장관은 또 F-16 전투기를 보유 중인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F-16을 제공하기로 한)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의 대열에 합류해 달라”면서 “이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