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가 많으면 식물에 이롭다고?···비타민은 줄고, 잡초는 늘고[토요일의 문장]
더 많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식물을 더 잘 자라게 할 수 있지만, 모든 식물이 균일하게 자라게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런 반응의 차이는 종 다양성, 식물 간의 경쟁, 식물화학, 그리고 결국에는 진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식물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 <정치는 어떻게 과학의 팔을 비트는가>(루이스 지스카 지음·김보은 옮김, 한문화) 중에서
‘이산화탄소는 식물의 먹이다’라는 말은 화석연료 산업계와 보수주의 정권이 좋아하는 슬로건이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식물 성장이 빨라져 식량 생산에 이롭다는 논리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와 꺼지지 않는 산불로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나가는데 이게 문제인가 싶지만, 그나마 이산화탄소 증가가 이롭다는 한 줄기 희망인 셈이다.하지만 루이스 지스카는 이것조차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 농무부 산하 농업연구소에서 24년간 근무하며 오염, 온난화, 자외선 증가가 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산화탄소 증가가 벼의 영양학적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논문을 썼는데, 도널드 트럼프 정권 시절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고 연구보고서를 출판하는 과정에서 외압을 받았다고 한다.
어떤 내용의 논문이었기에? 이산화탄소가 식물의 광합성을 돕고 벼나 콩, 밀 성장을 촉진할 수 있지만, 식물의 단백질과 비타민 등 영양분이 감소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 농도는 증가시킨다고 말한다. 벼보다는 오히려 잡초가 더 잘 자랄 것이며, 제초제의 효율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한다. 침입종으로 분류된 해로운 식물의 번식력, 식물 유래 독성의 변화 등도 우려한다. 저자는 조목조목 과학적 근거를 들어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한다. ‘눈 가리고 아웅’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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