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공산주의자? 가슴 아픈 오해” 국방TV 영상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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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육사)가 공산주의 경력을 문제삼아 끝내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라는 것은 오해"라는 내용이 담긴 국방부 영상이 1일 유튜브에서 비공개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에서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인 '국방TV'에서는 이날 오전 9시 이후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 인생 풀스토리'라는 제목의 영상이 비공개 처리돼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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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육사)가 공산주의 경력을 문제삼아 끝내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라는 것은 오해”라는 내용이 담긴 국방부 영상이 1일 유튜브에서 비공개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에서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인 ‘국방TV’에서는 이날 오전 9시 이후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 인생 풀스토리’라는 제목의 영상이 비공개 처리돼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영상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뒤인 2018년 8월 올라왔으며 봉오동·청산리 전투 등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과 1937년 카자흐스탄 강제 이주 이후 삶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해당 영상이 ‘곧 삭제될 것 같다’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는데, 하루가 지나지 않아 실제로 영상이 비공개 처리된 것이다.
영상에서 출연진은 “당시 러시아에서는 러시아 공산당(적군)과 왕당파(백군) 사이에 5년 내전이 일어나고 있었고 우리 독립군들은 제국주의 열강을 피해 불가피하게 적군 쪽에 손을 내밀게 됐다”며 “적군 쪽에서 ‘오면 충분한 식량과 탄약을 줄테니 우리를 도와서 국제간섭군으로 들어와 있는 일본군과 싸우라’고 하니 독립군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립군들이 적군 편에 서서 일본군과 싸운 것은 열렬한 공산주의자라서가 아니라 (거꾸로)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적군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1927년 홍범도 장군이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것을 두고는 “당증이라도 있으면 고려인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입당했지만) 별로 효과는 없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 영상은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라는 것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출연진은 “홍범도 장군이 1921년 이후 못 돌아오시고 소련에서만 살았고, 광복이 된 다음 동서 냉전이 생기고 소련하고 공산당과 우리가 교류를 안 했다”며 “일부 분들은 홍범도 장군을 공산주의(자)로 오해를 하신 분들도 있는데 소련 상황을 잘 몰랐고 강제 이주 당하고 그런 눈물나는 걸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영상 내용은 최근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방침을 밝히며 내놓은 입장과는 배치된다.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입장문에서 “북한의 김일성이 소련 공산당의 사주를 받고 불법 남침하여 6·25전쟁을 자행한 엄연한 사실을 고려할 때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하여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시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광복 2년 전인 1943년 사망한 홍범도 장군은 북한 정권 수립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국방부 영상에서 설명했듯이 당시 소련·연해주 등지에서 국외 무장독립운동을 벌였던 독립운동가들은 이념이 아닌 ‘현지 지원’이라는 필요를 얻기 위해 소련·중국 공산당 등에 가입하거나 활동해왔다. 국방부 출입기자들마저 지난달 29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홍범도 장군이 활약한 1920년대는 레닌의 공산당이고 북한군을 사주해서 6·25 남침을 한 공산당은 스탈린 공산당으로 둘은 아주 다르다. 같은 공산당이라고 보면 어떡하냐”고 지적하고 나섰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서는 비공개 처리됐지만 이날 오후 현재 국방홍보원 페이스북에서는 여전히 확인할 수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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