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장 중앙에 떡하니 ICBM 모형, 어린 딸 옆에서 담배 뻑뻑

임병선 2023. 9. 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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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영 TV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동영상인데 NK 뉴스가 이틀 전 일요일에 평양의 한 리조트 건물에서 열린 북한 해군의 날 자축연이라고 확인했다고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1일 전했다. 국영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군 사령부를 방문한 뒤 축연이 열렸다.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이 메르세데스 승용차로 연회장에 도착한 뒤 참석자들이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 딸 김주애(12) 일행을 열렬히 환영한다.
그 뒤 이들은 결혼식 텐트처럼 꾸며진 연회장에 입장하는데 NK 뉴스는 국영 항공사 고려항공이 소유한 고려항공 고방산 호텔이라고 확인했다. 이따금 세계 최악의 항공사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데 호텔은 초호화 호텔처럼 보인다고 매체는 비꼬았다. 당연히 헤드 테이블에는 김 위원장 가족이 앉고, 누이인 김여정이 건너편에 일반 참석자들처럼 평범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 김여정은 다른 이들과 어울려 일어서서 앉아 있는 오빠 부부와 어린 조카 앞에서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른다. 한때 후계자로 권력 승게 과정에 있다는 관측을 낳거나 지난 5월만 해도 미국을 향해 거침없이 불호령을 날렸는데 이제 그런 위세는 온데간데 없고, 그저 평범한 고모가 됐다.
반대쪽에서 보면 이런 풍경이다.
해군 병사들이 김 위원장을 향해 노래를 부르며 매우 즐거워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세레나데를 불렀다고 전했다.
연회가 벌어진 곳은 북한 국기들, 멋진 커튼, 샹들리에, 초대형 화환, 밝게 빛나는 조명들로 한껏 꾸며져 있었는데 가장 시선을 붙든 것은 중앙에 떡 버티고 서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8형 미니어처였다. 마치 막 발사된 것처럼 아래에 분홍빛 화염이 폭발한 것처럼 표현돼 있었다. NK 뉴스는 또 음식을 데우는 기구도 KN-25 600㎜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로켓 발사대 모양이라고 확인했다.
나중에 김 위원장은 담배를 뻑뻑 피워대고 있었다. 심지어 어린 딸이 바로 곁에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워낙 골초여서 건강이 염려된다는 안팎의 지적이 계속되는데도 이 나쁜 습관을 떨치지 않고 있다. 화려한 연회에도 불구하고 진열된 음식은 많지 않았다. NK 뉴스는 이 점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했는데 세라노 햄(스페인이나 멕시코에서 많이 먹는 햄 종류)는 흐릿하게 처리돼 있는 것처럼 보였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먹거리 생산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해 왔는데 주식 공급이 부족이 만연돼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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