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특혜환매 논란에...증권사로 튄 불똥

김보라 2023. 9. 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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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의원, 환매권유 발언 후 미래에셋 수면 위로
농협중앙회에 펀드판매한 NH투자증권도 검사 대상
환매 이전부터 '라임' 수면위로…"환매권유 당연한 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근 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 사태 당시 특혜성 환매가 있었다고 발표한 이후 운용사와 투자자 사이에서 해당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2019년 대규모 환매중단을 야기한 라임펀드 사태가 최근 다시 불거진 시발점은 다선(多選) 국회의원, 특정 금융사 중앙회, 모 상장회사 등이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는 내용을 금감원이 공개하면서부터다.

이에 금감원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라임펀드 환매를 권유받았다고 언급한 미래에셋증권, 농협중앙회에 해당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에 대해 추가 검사에 나선 상황이다. 

금감원이 '특혜성 환매'로 판단하는 이유는 라임의 60여개 개방형 펀드 중 해당 투자자들이 투자한 4개 펀드에서만 다른 펀드의 자금을 가져오거나 고유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환매가 이뤄졌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감원이 '특혜성 환매'의 책임소지를 가려내는 과정에서 증권사의 문제점을 찾아내려면, 궁극적으로 라임자산운용과 증권사 사이에 환매가 불가능한 상황 등에 대한 내부정보 공유 등 특별한 커넥션이 있음을 밝혀내야 한다. 불똥이 튄 해당 증권사들은 특혜성 환매 이슈는 판매사가 아닌 라임자산운용과 관련한 이슈로 자신들과는 관계 없다는 입장이다.금감원 발표후 펀드판매한 증권사로 튄 불똥

금감원은 지난달 24일 라임자산운용 및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로 인한 투자자 피해 관련 재검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라임펀드에서 특혜성 환매를 받은 일부 투자자 중 다선 국회의원이 있다고 공개했다. 해당 의원의 이름까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다선(多選)' 이라고까지 명시한 이례적인 발표였다. 

이후 해당 의원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밝혀졌다. 즉시 김 의원은 특혜성 환매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미래에셋증권이 라임마티니4호 등에 투자한 모든 고객에게 시장 상황에 따라 환매를 권유해 환매를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중간에서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로 불똥이 튄 건 바로 이 지점이다. 김상희 의원이 펀드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환매 권유를 받았다고 밝히자 해당 증권사가 특혜성 환매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특혜성 환매 문제 관련 미래에셋증권은 "(김상희 의원이 언급한) 특혜성 환매 의혹과 관련한 부분은 미래에셋증권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논란이 되는 특혜 이슈도 판매사가 아닌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에 관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조사기관의 협조나 자료요청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의도 증권가

금감원이 '다선 국회의원'과 함께 특혜성 환매 수혜자로 언급한 '특정 금융사 중앙회'는 농협중앙회다. 이 문제 역시 중간에서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에 여파가 미치는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판매사 NH투자증권을 거쳐 200억원 규모를 라임펀드에 투자했다가 이를 환매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농협중앙회도 특혜성 환매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내부규정에 따라 손실률이 15%를 넘으면 '손절매'에 해당해 자체적으로 환매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간에서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으로부터 환매를 권유받은게 아니라 자체판단으로 환매 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농협중앙회는 200억원을 투자한 전문투자자인 만큼 투자판단능력(환매 시점에 대한 판단 등)은 개인고객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서유석 "환매권유 당연한 일".. 그럼에도 조심스런 증권가

한편 펀드 판매사들의 환매권유 문제에 대해 지난달 29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판매사인 증권사는) 자신이 판매한 상품의 숨어있는 리스크가 무엇인지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하고, 문제가 생기면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당연히 빼라고 말하는 게 맞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도 "금감원에 따르면 9월에 특혜성 환매를 했고 10월에 환매중단 사태가 일어났는데 이미 그 전부터 언론에서 기사가 나가면서 라임사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시점이었다"며 "어느 증권사 PB(Private Banker)가 자신이 판매한 상품이 위험할 수도 있는데 그걸 보고 가만히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라임 사태로 인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증권사들은 금감원의 추가 검사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금감원은 현재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에 대한 검사를 통해 환매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없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9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최근 일련의 업무(라임펀드 특헤성 의혹관련 논란)는 원장이 책임지고 가는 것"이라면서 "업무에 매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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