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에 물음표 달거나 냉담한 반응 보인 방송사 뉴스
MBC "단식 중단 출구 못 찾고 병원 실려가고 끝날 것" KBS "결단해야할 땐 못하고"
TV조선 "윤대통령 강경메시지가 명분 줘" 채널A "검찰수사·체포동의안 부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돌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자 KBS MBC를 포함해 종편 보도채널까지 대부분 비판 목소리를 전하거나 부정적 분석을 싣는 등 냉담한 평가를 내놓았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넘어올 경우 지지층을 결집시켜 당 소속의원들에 가결표를 주기 힘들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 대체적인 방송사 뉴스의 해석이다. 이밖에 당내 불거진 사퇴론을 일소하면서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과 함께 출구도 찾지 못한채 병원에 실려가고 끝날 것이라는 반응도 보도됐다.
KBS는 지난 31일자 저녁메인뉴스 <뉴스9> '이재명, 무기한 단식 … “민주주의 파괴 막겠다”'에서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두고 “1년 내 이어진 검찰 수사에다 당 지지율마저 답보하는 상황, 여기에 총선이 가시화되면서 일종의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면서도 “당 내 분위기는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KBS는 “'지지자를 결집할 수 있는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카드였다'는 반응도 있지만, '진짜 결단해야 할 건 결단하지 않았다'. '굳이 소환 통보를 앞둔 시점이어야 했냐'는 지적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MBC도 같은 날짜 <뉴스데스크> '이재명 '무기한 단식' 선언‥“민주주의 파괴 막을 것”'에서 “마침 같은 날, 토론회를 계기로 모인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말을 아꼈다”면서도 “하지만 딱히 출구가 보이지 않는 단식인 만큼, 결국 병원에 실려가고 끝날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SBS도 <8뉴스> ''사퇴론' 일축 · 무기한 '단식'…여당 “방탄 꼼수”'에서 “당 안팎에서는 정권에 맞서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다음 달로 예상되는 체포동의안 정국에서 당원과 의원들의 지지를 결집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며 “이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지지하는 세력이 함께 할 수 있는 포용과 혁신을 강조했지만, 정작 정기국회 시작부터 여야 관계는 첨예한 갈등 국면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방송했다.
JTBC도 <뉴스룸>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에서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지지층 결집을 염두에 둔 선택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해석했다.
이재명 대표에 가장 비판적인 TV조선의 경우 같은 날짜 <뉴스9>에 서주민 기자가 뉴스 스튜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요구사항 세가지(윤 대통령 사과, 일본 오염수 반대 입장 천명, 전면적 국정쇄신)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불가능하고 이 대표 역시 그걸 모르진 않을 것이라며 “결국 단식, 그 자체에 목적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서 기자는 “현재 이 대표는 밖으로는 '사법리스크', 또 안으로는 혁신위 파행과 김남국 사태 등으로 비명계로부터 사퇴요구까지 받고 있다”며 “단식하는 모습을 통해 정권으로부터 탄압받는 야권 주자의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는 건 물론 내부적으로도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서면서 비명계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는 정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 기자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서도 수사는 단식과 상관 없이 진행된다고 했지만,, 이 대표의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된다면 아무래도 소환이나 영장 청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TV조선 서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강경한 태도가 이재명 대표에게 이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숨통을 틔워줬다는 목소리도 전했다. 서 기자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가 명분을 준 측면이 있다”며 “야당을 향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세력' 이라고까지 하며 사실상 협치 거부 뜻을 밝히니, 이 대표 입장에선 '야당 대표로서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서 기자는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정치적 숨통'을 틔워줬다고 해석했다”고 방송했다.
채널A의 경우 <뉴스A> '아는기자' 코너에 출연한 이동은 기자가 '마지막 승부수'에서 “당내에선 단식 와중에 체포동의안이 오면 가결시킬수 있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 대표가 말한 '마지막 수단'이 리더십 위기 돌파를 위한 마지막 승부수란 뜻도 포함됐다는 분석”이라고 봤다. 이 기자는 “내부엔 단식하며 투쟁하는 대표 체포동의안을 찬성할거냐, 외부엔 단식하는 야당 대표를 구속시킬 거냐, 압박용 과제를 던졌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YTN은 <뉴스나이트> '리더십 위기에 단식 승부수?…여 “뜬금포 방탄”'에서 “정기국회 기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한다는 현실적 고민도 배경으로 꼽힌다”며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놓고 내홍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외부를 향해 각을 세워 내부의 단합을 꾀한 거란 해석이 적잖다”고 비판했다. YTN은 “체포동의안 표결과 혹시 모를 영장 심사 과정에서 '탄압받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정부·여당' 대 '야당'이라는 대립 구도를 확실히 만든다면, 조기 퇴진론 등 리더십 위기를 일거에 수면 아래에 묶어 둘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MBN도 메인뉴스 <뉴스7>의 '뉴스추적 - 무기한 단식 이유는' 주제의 대담에서 안보람 기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단식이라는 게 목적이 있는 건데, 회견에서 그런 게 잘 안 보이더라'는 김주하 앵커 질의에 “3대 요구를 제시하긴 했으나 윤 대통령이 수용할 가능성 크지 않아 보인다”며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라는 관측 나온다”고 답했다. 안 기자는 “이재명 대표 팬카페에선 벌써 동조 단식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TV도 <뉴스리뷰> '사퇴론·내홍 속 초강수…이재명 “사즉생, 무기한 단식”'에서 “당 내홍에 지지율 하락까지 겹치고, 일각에서 대표직 사퇴론이 불거지는 등 수세에 몰린 가운데, 단식이란 초강수를 꺼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해석했다.
한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같은 분석과 유사한 근거를 들면서 “이재명 대표는 제가 보기에 역시 정치 천재”, “자기가 동원할 수 있는 최고의 방어책을 구사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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