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게임노트] '13G 연속 출루' 김하성 팀 첫 기록 세우고도 고개 숙였다… SD 무덤의 날, WS 우승 확률 ‘0’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샌디에이고의 리드오프로 맹활약 중인 김하성(28)이 연속 경기 출루를 이어 가며 분전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날이었음은 물론, 샌디에이고로서도 재앙의 날이었다. 희박하게 존재했던 산술적인 확률이 다 사라졌다.
김하성은 1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에 선발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치며 13경기 연속 출루는 이어 갔다. 그러나 팀이 경기 초반부터 무너지며 2-7로 져 빛이 바랬다. 3연패에 빠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전선이 더 암울해졌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주축 선수들을 모두 지키는 대신 새 선수들을 영입해 마지막 승부수를 건 샌디에이고는 이후 경기력 반등에 실패하며 어느덧 63승72패로 승패 마진이 -9까지 떨어졌다. 이날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자신보다 앞선 샌프란시스코와 경기로 샌디에이고로서는 실낱 같은 희망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한 판이었다. 하지만 최근 바닥까지 떨어진 샌디에이고의 경기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김하성은 1회 첫 타석에서 1루 땅볼에 그쳤다. 김하성의 타구 분포도를 정확하게 분석한 듯 길목을 지키고 있었던 1루수 웨이드 주니어에 타구가 잡혔다. 전력 질주를 해봤지만 세이프가 되기는 역부족이었다.
샌디에이고 타선이 초반 힘을 쓰지 못한 것과 달리, 샌프란시스코는 3회 샌디에이고 선발 아빌라를 폭격하며 대거 6점을 뽑아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샌디에이고는 실책 파티로 고개를 숙였다. 선두 웨이드 주니어가 1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며 분위기가 묘해졌다. 이어 에스트라다의 우중간 안타, 1사 후 피더슨의 좌중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불이 붙은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샌디에이고를 거세게 압박했다. 야스트렘스키의 중전 적시타가 나와 1점을 더 보태 2-0으로 달아났다. 이어 데이비스의 타구는 3루수 실책이 나오며 1점을 추가했고, 멕클러의 내야안타로, 샤볼의 적시 2루타, 슈미트의 희생플라이가 연이어 나오면서 3회에만 대거 6득점하고 경기 주도권을 장악했다. 샌디에이고는 순식간에 휩쓸려 나갔다.
김하성도 고전했다. 3회 주심의 넓은 스트라이크존이 불리한 카운트로 이어졌고, 결국 내야 땅볼에 그쳤다. 힘이 없는 빗맞은 타구였다. 6회에는 바뀐 투수 머나야를 상대했지만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팀도 7회까지 1점도 뽑지 못한 채 0-7로 뒤졌고, 8회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김하성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분전했다. 1-7로 뒤진 9회 아조카가 2루타를 치고 나갔고, 김하성 타석에서 폭투로 3루까지 갔다. 여기서 김하성이 알렉산더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치면서 1점을 만회했다. 4경기 연속 안타, 13경기 연속 출루는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더 쫓아갈 힘이 없었다. 이미 경기장 분위기는 패색이 가득했다. 특히 3회 실책에 실책성 플레이가 연달아 겹치며 대거 6점을 허용한 뒤에는 경기장에서 야유가 나오는 등 극도로 실망한 ‘팬심’이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다. 결국 2-7로 지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김하성은 올 시즌 팀 내에서 나름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김하성은 이날 13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했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에서 유일하게 세 차례나 13경기 이상 연속 출루 기록을 보유한 선수가 됐다. 김하성은 7월 22일부터 8월 12일까지 19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한 바 있고, 앞선 6월 30일부터 7월 20일까지는 14경기 연속 출루를 했었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 선수의 최장 기간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은 잰더 보가츠가 가지고 있는 30경기, 2위는 후안 소토의 23경기, 3위가 김하성의 19경기다. 그러나 보가츠는 13경기 연속 출루 기간이 두 차례 그쳤고, ‘출루의 신’이라는 소토는 딱 한 번이다. 팀의 핵심이라는 매니 마차도는 12경기가 최다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 공격진이 뚝뚝 끊기는 건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김하성의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은 이어졌지만, 샌디에이고서는 ‘무덤의 날’로 기억될 만하다. ‘팬그래프’의 집계 모델에 따르면, 이날 경기 전까지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1.1%,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은 0.1%였다. 희박한 확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적을 바랄 수 있는 위치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0.5%로 더 떨어졌다. 하필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앞선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에서의 패배였기에 더 크게 다가온 것이다.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은 이제 0%가 됐다. 향후 선전 여부에 따라 이 확률이 살아있기는 하지만, ‘팬그래프’의 집계에서 샌디에이고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이 0%로 떨어진 건 9월 1일이 처음이다.
반대로 올 시즌 샌디에이고가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던 LA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100%가 집계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66.8%, 애리조나가 37.9%다. 현 시점 내셔널리그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은 애틀랜타로 27.9%고, 다저스가 14.8%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필라델피아(5.7%), 샌프란시스코(2.1%)가 3~4위다. 올 시즌 팀 연봉 3위인 샌디에이고의 확률이 시즌을 한 달이나 남겨두고 0%까지 떨어졌다는 자체가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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