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기부회]'뻥'이오~그리운 어릴적 추억이 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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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떤 맛이 있냐고 비교한다면. 팝콘, 팝콘 맛과 비슷합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던 뻥튀기 틀이 뜨겁게 달궈지면 '뻥'하는 대포 쏘는 듯한 소리에 놀란 아이들이 조그만 손으로 귀를 막았다.
아이들은 엄마를 졸라 뻥튀기 장수에게 향했다.
뻥튀기 장수가'뻥이요'를 외치면 어김없이 흩어진 튀밥을 주워 먹은 아이들은 집에 가서도 이미 배는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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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떤 맛이 있냐고 비교한다면…. 팝콘, 팝콘 맛과 비슷합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던 뻥튀기 틀이 뜨겁게 달궈지면 ‘뻥’하는 대포 쏘는 듯한 소리에 놀란 아이들이 조그만 손으로 귀를 막았다. 망 사이로 삐져나온 하얀 튀밥을 주워 먹던 아이는 어느새 할아버지라 불러도 낯설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세 번째 ‘기억기부회’는 뻥튀기를 추억하는 임기식(73) 씨의 기억 기부다.
“튀길 때 연기가 푹 나잖아요. 그게 구수한 냄새가 온 시장 사람들 코를 실룩 거리게 합니다. 뻥튀기가 얼마나 인기가 많았냐면 예약을 해놓고 순서가 되면 나중에 찾아가기도 했고 구매하려는 줄이 끊기지가 않았어요.”
1960년대는 무엇이든 부족한 시대였다. 그 시절에 뻥튀기할 쌀도 넉넉할 리 없었다. 아이들은 엄마를 졸라 뻥튀기 장수에게 향했다. 그날은 아이들의 잔칫날이었다. 뻥튀기 장수가‘뻥이요’를 외치면 어김없이 흩어진 튀밥을 주워 먹은 아이들은 집에 가서도 이미 배는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임 씨도 뻥튀기를 먹는 그날만큼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고 말했다.
“그때는 10원짜리로도 봉지에 담아서 팔았습니다. 보통 한 20원 정도 주면 주먹만 한 크기로 담아서 줬었습니다. 요즘은 10원짜리는 별로 잘 안 찾는 경향이 있는데 그때는 10원짜리가 아주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뻥튀기 장수들은 포대, 책, 병 등 고물을 저울로 무게를 단 뒤 과자로 교환해줬다. 고물과 과자는 몇 대 몇 비율인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오로지 그들 마음이었다. 그는 “금이빨, 은이빨 부러진 거 있다하면 그거는 최고 상품”이라고 말했다.
흐르는 세월 속에 임 씨의 추억이 담겼던 뻥튀기도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도시나 시장에서 뻥튀기 장수를 만난다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렵다. 만나더라도 대포소리 나던 구식 기계가 아닌 방음장치가 달려있다. 뻥튀기 장수는 큰소리로 외치던 ‘뻥이요” 대신 호루라기를 분다. 그리고 뻥튀기 틀 앞에서 가슴을 졸이며 기다리던 아이들도 볼 수 없다.
“그 시절 가장 맛있는 과자였습니다. 그것이 뻥튀기였어요. 그걸 한 주먹 이렇게 주머니에 넣어놓으면 인심 좋게 너나 할 것 없이 손 내미는 사람 다 주는 겁니다. 저는 뻥튀기가 후한 인심과 소통을 나누는 좋은 매개체라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소리, 냄새, 맛들의 그 의미가 조금씩 바뀔 수 있다. 여러분들에겐 뻥튀기가 어떤 의미, 어떤 추억으로 기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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