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역 전통시장 되살아나다…예산 맥주축제 가보니
1일 오전 11시 충남 예산 상설시장에서 만난 이한빛 씨(35·여)는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예산시장에선 상권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 ‘2023 맥주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공식 행사는 오후 3시부터지만 이미 오전 10시부터 예산시장 주차장은 방문객들의 차로 가득찼다. 시장 안은 방문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낮 12시부터는 앉을 곳이 없어 서서 음식을 먹기도 했고, 테이블을 찾기 위해 바삐 움직이기도 했다. 서울에서 페스티벌에 참가하러 온 김재훈 씨(34)는 “오늘 처음 예산시장을 찾았는데, 유튜브 등을 통해 본 것보다 더욱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것 같다”며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게 됐는데, 다음엔 가족들과 함께 다시 이곳을 찾고 싶다”고 전했다.
● 시장 곳곳마다 맛집 가득
● 바가지요금 근절에 나선 예산시장
축제가 열리고 있는 예산시장에는 점포마다 ‘환영해유’라는 홍보문구를 담은 포스터가 부착돼 있었다. 바가지요금을 근절하자는 취지로 가격할인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예산시장은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불리며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바가지요금과 불공정 행위 등으로 진통을 겪은 적이 있다.
축제가 열릴 때마다 평소 6만 원 수준인 인근 숙박료가 14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고, 일부 음식점은 평소보다 가격을 올려 팔아 관광객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다. 때문에 예산군은 이번 축제에 앞서 바가지요금 등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에 신경썼다.
지난달 28일 예산군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시장 상인 등과 함께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상인들은 모두가 동참하는 지역축제임을 널리 알리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가게들도 이번 축제가 범군민적인 지역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직격탄 맞은 수산물 시장
● 지역축제 통해 예산군 알리기
예산시장은 1981년 생긴 뒤 2000년대 초까지 번성했지만,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곳이다. 한때 하루 평균 방문객 100명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상권이 거의 죽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백종원 대표가 적극적인 컨설팅에 뛰어들었고 이날 축제까지 이어지며 상권 살리기에 성공했다.
예산시장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방문객 수 137만 명을 돌파했다. 고령화와 청년층 이탈로 인구 소멸 위기를 겪던 예산군은 예산시장 활성화를 통해 “지역소멸 시대 극복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크게 반기고 있다.
특히 충남 예산군은 이번 축제가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예산군을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산군 관계자는 “예산시장 방문객이 인근에 있는 예당호 출렁다리나 음악분수, 느린호수길, 모노레일 등 다양한 관광지를 찾고 있다”며 “이번 예산 맥주 페스티벌은 단순히 지역 홍보를 넘어 지역 상생의 취지와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운전 중 ‘덜컹’…맨홀서 올라오던 작업자, 차에 치여 숨져
- 김명수 “편향인사? 나름 공정…재판지연은 법관부족 탓”
- “서울서 손주 돌보면 월 30만원 받는다”…오늘부터 신청
- 김종인 “이재명 단식, 구차하고 무의미… 국민 관심 없다”
- “몸이 저절로 바다로”…침수 차량서 운전자 구한 두 영웅[따만사]
- 고교생이 띄운 헬륨 풍선, 고도 33㎞ 도달…거제·대마도 촬영
- “거동 불편한 노부부 있다” 불난 건물에 주저없이 들어간 중학생들
- 이재명-檢, 4일 출석 또 실랑이…“오전 2시간만 조사” vs “안된다”
- 尹 “공산 전체주의·반국가세력, 반일 감정 선동…자유 끊임없이 위협”
- “아이라인 문신 짝짝이” 병원서 직원 폭행한 아나운서, 2심도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