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쇄된 300억 뱅크시·우주 예술 한자리에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3. 9. 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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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기간 예술 성지로 뜬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유망 작가 7팀 아트랩전 열고
뱅크시·키스 해링 2인전도 펼쳐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에서 파라다이스시티 파라다이스워크에 설치된 전병삼의 ‘A Guest in Paradise’ 장면 <파라다이스시티>
올해 두번째 키아프·프리즈 서울을 맞아 해외 VIP들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화려한 예술 축제가 먼저 개막했다. 바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다.

지난 31일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에서는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300억원대 그림이 새로운 제목을 달고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지난 2018년 10월 소더비 경매에 낙찰되자 마자 파쇄기가 작동해 절반쯤 잘려 나갔던 이 그림 제목은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이었다. 이 그림은 3년 후 2021년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란 제목으로 다시 경매에 나와 18배 가량 뛴 300억원에 낙찰됐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뱅크시 스튜디오 측은 그림 제목을 ‘풍선 없는 소녀(Girl without Balloon)’로 바꿨다고 알려왔다.

세계 3대 경매사인 소더비와 함께 기획한 전시 ‘러브 인 파라다이스: 뱅크시 앤 키스 해링’에서 두 스타 작가의 최초 공개작품 위주로 총 32점이 9월 5일부터 11월 5일까지 일반에 무료 공개된다.

전시장을 나오면 국내 유망 작가 7팀이 참여한 ‘2023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이 1일부터 오는 10일까지 펼쳐진다. 올해로 4회째인 이 행사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지원하기 위해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이 주최해왔다. 올해 공모로 선정된 룸톤, 박근호(참새), 얄루와 원우리, 양민하, 윤제호, 전병삼, 조영각 총 7팀이 ‘영종도에 운석이 떨어졌다’는 가정에서 제각각 상상력을 발휘한 다채로운 작품이 곳곳에 펼쳐졌다.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에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에 설치된 박근호(참새)의 ‘운석 감정’ 장면 <파라다이스시티>
우선 플라자에서는 박근호(참새)가 세운 화려한 크리스털 기둥 조형물이 보석처럼 빛났다. 다양한 운석 조각과 감응해 저마다 다른 빛과 소리의 공명을 드러내는 키네틱 아트가 황홀했다. 조영각은 인공지능(AI)20가지를 사용해 만든 페이크 다큐멘터리 ‘푸른 벌’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천 주변 무분별한 개발현장을 촬영한 영상이 운석이 떨어져 변화하는 듯한 상상의 장면으로 변환된다. AI끼리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으로 완성한 화면이 미디어아트의 미래를 보는 듯하다.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에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에 금~일 밤에 펼쳐지는 윤제호의 ‘우주로 보내는 파동’ 장면 <파라다이스시티>
윤제호 작품 ‘우주로 보내는 파동’은 금·토·일 밤에 시간 맞춰가야만 볼 수 있다. 플라자 위 큐브 조형물과 천장에서 마치 벼락치듯 쏘아대는 레이저 빛과 요동치는 리듬 메시지가 우주공간처럼 펼쳐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에서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에 펼쳐진 얄루와 원우리의 ‘꽃감관의 뜰’ 장면 <파라다이스시티>
얄루와 원우리 팀은 코로나19로 오랫동안 폐쇄된 클럽 ‘크로마’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한국 신화에서 영감을 얻어 운석이 충돌한 곳에서 피어난 생명의 씨앗처럼 대안 우주의 잠재력을 영종도 생태계 영상과 독특한 음향으로 총체적 생태계를 구현했다.

파라다이스 워크에 설치된 양민하의 ‘라군’은 소리에 감응하는 유리조명 설치가 마치 생명체처럼 온화한 빛을 쏘아대며 친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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