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던 2군 선수에서 ‘주전 유격수’로…한화 이도윤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이도윤(26·한화)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아르바이트를 하던 2군 선수가 이젠 팀의 어엿한 주전 유격수로 입지를 다졌다. 프로야구 한화가 2023시즌 발견한 그의 숨겨진 재능이 비로소 빛을 보고 있다.
KBO리그 2015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24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내야수 이도윤은 입대 전까지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줄곧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좀처럼 1군 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입단 이후 4년간 출전한 1군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했다.
오롯이 운동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좋아하는 야구를 하기 위해 따로 돈을 벌어야 하는 시기였다. 프로야구 선수는 연봉을 10개월간 나눠 받는다. 비활동 기간인 12월과 1월에는 월급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연봉이 적은 일부 선수들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당시 이도윤의 사정을 잘 아는 구단 관계자는 “최저 연봉을 받을 때 시즌이 끝나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굉장히 힘들게 운동을 한 선수”라고 기억했다.
2018년을 끝으로 현역 입대한 이도윤은 전역 후 2020시즌 도중 팀에 다시 합류했다. 간간이 백업 내야수로 경기에 출전했지만, 팀에서 그의 입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80경기에 출장했던 지난 시즌에는 0.159의 낮은 타율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되는 듯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남다른 각오를 내비치며 훈련에 매진했던 이도윤은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 채 2군에서 새 시즌을 시작했다. 하주석의 음주운전 징계로 공백이 생긴 유격수 자리는 그가 아닌 박정현과 오선진 등이 메웠다. 이 같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도윤은 “2군에서부터 잘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약점으로 꼽힌 타격에서는 전력분석원의 도움을 받아 문제점을 고쳐나갔다. 그는 “주변에서 눈에 보이면 일단 방망이를 휘둘러 보라는 조언을 해줬다. 그 이야기를 듣고 2군에서 과감하게 쳤다”며 “전력 분석을 하는 친구에게 커피를 사주면서 거의 매일 타격을 봐달라고 졸랐다. 옆에서 독한 말들을 해준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수비에서는 ‘멀티 자원’이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훈련했다. 이도윤은 “유격수, 2루수, 3루수 등 구멍 난 곳을 메우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각 포지션에서 누군가 다치거나, 부진할 때 백업 ‘1순위’가 되기 위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 5월2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2군 내야수 중 평가가 가장 좋았던 이도윤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당일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이도윤은 매끄러운 수비와 준수한 타격 능력으로 출전 기회를 서서히 늘려갔다. 징계에서 복귀한 하주석과 잠시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듯했으나, 결국 주전은 이도윤의 차지였다. 70경기에 나선 그의 올 시즌 타율은 0.289로, 노시환에 이어 팀 내 2번째로 높다. 수비에서는 발군의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도윤은 “데뷔한 이후 매년 1군에서 활약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나를 위한 응원가도 생겨 기분이 좋다”면서도 “아직 주전이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내년에도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얼마 전 아빠가 된 그에게는 1군에 살아남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도 생겼다. 이도윤은 “나중에 ‘아빠가 이런 사람이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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