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양자, 4·19 희생자 사과 “아버지께서도 ‘잘하였노라’ 기뻐하실 듯”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박사가 1일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 내 유영봉안소를 참배한 뒤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92)박사가 1일 4·19 혁명 희생자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사과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이 박사 부부는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 임원들과 서울 강북구 수유동 4·19 묘역 내 유영봉안소를 찾아 참배했다.

이 전 대통령 유족의 묘역 참배는 1960년 4·19 혁명 이후 63년 만이다. 이 박사는 지난 2011년 묘역을 참배하고 사과문을 발표하려 했으나 4·19 희생자 단체 측 저지로 무산된 바 있다.

이 박사는 참배를 마친 뒤 “이승만 대통령의 아들로서 63년 만에 4·19 민주 영령들에게 참배하고 명복을 빌었다. 이 자리를 통해 4·19 혁명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는 성명을 낭독했다.

이어 “오늘 제 참배와 사과에 대해 항상 국민을 사랑하셨던 아버님께서도 ‘참 잘하였노라’고 기뻐하실 것”이라며 ”오늘 참배가 국민 모두의 통합과 화해를 도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박사 아내 조혜자 씨도 “부산 학생들을 만난 뒤 차 안에서 ‘내가 맞아야 할 총알을 우리 애들이 맞았다’고 하시면서 통곡하셨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지난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전 대통령 재임시기 대통령·부통령선거에서 자유당 정권이 자행한 개표 조작에 반발한 학생·시민들이 그해 4월 19일 전국적인 규모로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이승만 정권은 무력으로 시위대를 탄압하고 경찰의 실탄 발포까지 허가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공식 기록상 4·19혁명 당시 사망자는 186명, 부상자는 6026명이다.

이후에도 이승만 정권에 대한 국민적 저항과 시위가 계속되자 이 전 대통령은 4월26일 하야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