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 '국보법' 고발, 왜?…특전사회 "광주 폄훼 분위기에 분노"

이수민 기자 2023. 9. 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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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록 고문 "보수단체 '5·18 북한 괴뢰설' 전단지 배부 화 나"
"姜 시장 처벌 어려울 것 알지만…정율성 공원 저지해야"
임성록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 고문이 지난 31일 오후 광주지방검찰청 민원실에서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2023.8.31/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특전사동지회가 정율성 기념공원을 조성 중인 강기정 광주시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단체는 지역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훼와 왜곡을 막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 임성록 고문은 1일 오후 <뉴스1> 취재진과 만나 "지난 2월 5·18공법단체와 함께 활동을 시작한 이후 이들이 북괴군이나 간첩이 아니며 그렇게 왜곡·폄훼받을 이유가 전혀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며 말을 꺼냈다.

그는 "최근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반대' 집회를 연 보수단체가 행사장에서 '5·18 북한 괴뢰 침투설' 등을 주장하는 전단지를 배부했다"며 "그것을 보고 화가 나 이번 논란의 시발점이 된 강기정 시장을 고발하게 됐다"고 했다.

앞서 지난 28일 자유통일당과 관계단체인 자유마을 지부원 1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광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세계 최고 정보기관 미국 CIA비밀보고서 요약'이라는 이름의 전단을 배포했는데 그 내용은 '5·18은 공산당 간첩과 김대중 지지자들의 합작품', '폭도들이 전남의대 옥상에서 국군 헬리콥터를 향해 발포했다' 등이었다.

임성록 고문은 "자유통일당과 특전사회의 지향점은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반대'로 같지만 지향점이 같을 뿐이지 생각이나 방법이 같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공원 조성을 반대하면서 5·18을 왜곡한다. 특전사회는 공원을 반대하지만 그 이유가 5·18이 북괴군이 아니고, 광주시민이 간첩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지난 세월 핍박받아온 광주에 공산주의자 정율성을 우상화하는 공원을 둘 수 없어 반대한다"고 말했다.

극우정당인 자유통일당과 관계단체인 자유마을이 지난 8월28일 광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광주 출신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 기념사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23.8.28/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강기정 광주시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행위로 고발한 것과 관련, 특전사회가 '광주에 빨간 색깔을 씌우는 등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대한민국 법에는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있다. 그런 지적도 일부의 생각이니 부정은 하지 않겠다"며 "하지만 공법단체와의 첫 행보인 지난 '2·19대국민 공동선언'부터 특전사회의 행보를 봐오셨다면 우리가 광주를 무시하거나, 빨갱이로 보지 않았다는 것을 아실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또 "오히려 특전사회는 5·18에 대한 역사 왜곡을 없애고 폄훼하지 않겠다고 앞장섰다"며 "우리들의 활동으로 북괴군설을 주장했던 전광훈과 지만원 등이 거짓임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고, 많이 부정됐는데 정율성 문제가 화두가 되며 다시 광주 폄훼하는 분위기가 돼 분노했다"고 이야기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에 대한 '국가보안법' 처벌이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임을 알면서도 고발했다고 했다.

임 고문에 따르면 특전사회는 최근 정율성 논란을 두고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30명의 이사회 회원 중 20명 이상이 '공원 조성 반대'와 '광주시장 고발'에 뜻을 모았다.

그는 "국가보안법 처벌이 어려울 것은 진작 알았다. 잘못되면 모든 돌팔매는 내가 맞겠다는 심정으로 대표로 고발장을 제출한 것"이라면서 "정율성 이슈를 만들면서 5·18 폄훼와 왜곡이 다시 시작됐기 때문에 그를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고발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공원조성을 계속 밀어붙인다고 했다. 나는 시청에서 분신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공원 조성을 막고 싶다"며 "광주에 내세울 것이 정율성 뿐인 것만도 아니지 않냐. 중국수교가 이유라면 차라리 세계적인 팬이 많은 방탄소년단 제이홉 생가나 공원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정율성(본명 정부은)은 일제강점기였던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난 항일운동가다.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의열단에 가입했다. 이때 의열단장이자 조선혁명간부학교장이던 김원봉이 '음악으로 성공하라'는 뜻으로 '율성'(律成)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1936년 '오월의 노래'를 시작으로 '팔로군 행진곡(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 등을 작곡했다.

광주시는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생가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말까지 48억원을 들여 완성하기로 했다.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정율성은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장본인'이라며 공원조성 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전사동지회는 전날 광주지방검찰청에 강기정 광주시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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