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엔진 '위조 부품' 유통됐나... 업계 '발칵'

김종훈 기자 2023. 9. 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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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A320, 보잉 737 등 기종에 탑재되는 항공기 엔진 수리부품 증명서가 위조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항공정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CFM56 엔진 수리부품 증명서 72건, CF6 엔진 부속품 증명서 2건이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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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G테크닉스' 업체 명의 CFM56 엔진 부속품 증명서 위조 확인...진상 조사 중
보잉 373 맥스 기종이 비행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에어버스 A320, 보잉 737 등 기종에 탑재되는 항공기 엔진 수리부품 증명서가 위조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항공정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진위 여부를 판별할 수 없는 부속품들이 어느 항공기에 몇 개나 쓰였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일(현지시간)유럽항공안전청(EASA)은 "AOG테크닉스 이름으로 발행된 복수의 항공기 수리부품 인증서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AOG 측에서도 문제의 인증서를 발행한 적이 없고 해당 부품을 출하한 적도 없다고 확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영국 민간항공관리국(CAA)도 지난달 같은 업체 이름으로 출하된 부속품 증명서가 위조된 정황을 확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CAA는 영국에 등록된 항공기 중 일부에 문제의 부속품들이 장착된 사실을 확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CFM56 엔진 수리부품 증명서 72건, CF6 엔진 부속품 증명서 2건이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CFM56은 에어버스 A320, 보잉 737에 탑재되는 엔진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항공기 엔진 중 하나다. 제조사는 프랑스 기업 샤프란과 미국 GE항공이 합작 설립한 CFM다. CF6 엔진은 GE항공이 제조사다.

항공기 부품, 특히 엔진 부속품은 실제 가동 전까지 제대로 기능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설치 전 정품 인증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EASA와 CFM가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위조 증명서가 붙은 부품이 어느 항공기에 얼마나 쓰였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위조 증명서가 붙은 부품이 유통된 정황과 AOG테크닉스의 정체 모두 의문으로 남겨져 있다. AOG는테크닉스는 회사 홈페이지에서 CFM56 엔진 부속품 공급 업무를 맡는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CFM에 따르면 AOG테크닉스는 CFM이나 GE의 정식 납품처가 아니다. 블룸버그가 영국 기업등록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 회사 소유주는 자모라 이랄라라는 인물로, 영국인이나 베네수엘라인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으로 항공사와 정비업계 모두 골머리를 앓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최근 정비인력 부족과 부품 수급 문제가 심각해 한 번 정비를 받으려면 몇 개월 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위조품 유통 문제가 겹쳐 정비 일정이 기약없이 늘어질 위기에 쳐했다는 것.

EASA는 최근 관련 업체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지하고 위조 정황이 있는 부속품들은 별도로 보관해둘 것을 요청했다. 또 위조 증명서가 딸려온 부품을 이미 장착했다면 신속히 교체하라고 당부했다.

항공컨설팅 기업 에어로다이나민 어드바이저리 클라우스 뮬러 선임 컨설턴트는 "증명서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며 "업계는 이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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