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으면 안돼?"…이탈리아 골칫거리 푸른꽃게에 한국인 탄식

이탈리아에서 골칫거리로 떠오른 푸른 꽃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탈리아에서 푸른 꽃게가 심각한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꽃게의 개체 수가 급증해 조개, 홍합, 굴, 도미 등을 잡아먹으며 수산물 생태계를 파괴하고 양식업에도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토주에서 '푸른 꽃게'의 개체수가 급증하며 골칫거리로 떠오르자 이탈리아 당국은 꽃게를 잡아서 폐기하는 사람들에게 포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 외래종인 꽃게의 개체 수가 폭발한 원인 중 하나로는 수온 상승이 꼽힌다. 시에나 대학의 해양생물학자 엔리카프란치는 "이 푸른 꽃게는 수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잘 살지 못하는데, 1년 내내 이상적인 수온이 유지되는 곳을 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 꽃게를 돈을 주고 폐기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한국에선 '꽃게를 수입하자'는 반응이 나왔다. 일부 온라인커뮤니티에선 '아깝다' '수입하면 안 되느냐' '게장에 꽃게탕에 먹어서 없애면 되지 저걸 왜 폐기하냐' 등의 반응이 속출했다.

앞서 2014년 튀니지에서는 푸른 꽃게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 이탈리아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이어 2017년부터 한국, 중국, 일본, 태국 등의 아시아 국가들로 대량 수출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튀니지는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꽃게를 많이 사는 국가다. 한국수산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한국 꽃게 수입량은 1만2867톤이었다. 이중 중국산은 1만2472톤으로, 튀니지에서 들여온 꽃게 물량은 163톤이다. 보통 절단되거나 냉동된 상태로 들여온다.

다만 이탈리아에서도 튀니지처럼 꽃게를 한국으로 신규 농축수산물로 수입하기 위해서는 식품 원료로 인정받아야 한다. 또 수입업자가 현지 제조업체를 등록한 후 기준에 따른 제품의 안전성 검사 등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