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사업자와 거래"…FIU, 델리오에 영업정지 3개월·과태료 19억원

고객이 MEXC 등 미신고 해외 거래소로 자산 이전
특수발행인이 발행한 가상자산도 거래 지원…'의무 위반'

이윤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심거래보고(STR) 충실도 제고를 위한 유관기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3.8.29/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 6월부터 출금을 중단한 가상자산(암호화폐) 예치 업체 델리오에 대해 영업정지 3개월 및 과태료 18억9600만원 처분을 받았다.

1일 FIU는 제재 공시를 통해 델리오에 이 같은 제재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 임원 1명에 대해서는 해임 권고를, 직원 1명 감봉·1명 견책 등 조치도 함께 집행했다.

조치 사유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또 델리오는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거래를 제한하라는 의무도 위반했다.

구체적으로 FIU는 델리오가 미신고 외국 가상자산사업자인 A, B, C, D에 고객의 가상자산을 171차례에 걸쳐 이전했다고 밝혔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는 신고 또는 변경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자와 영업 목적의 거래를 해선 안되지만, 델리오가 이 같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FIU는 사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단, 델리오 측에 따르면 이는 고객이 MEXC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코인을 보냈기 때문이다. 미신고 해외 거래소로 코인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선 안되지만, 고객이 '개인지갑'으로 해외 거래소 지갑을 등록한 후 송금한 것이라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델리오 측은 설명했다.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거래 제한 의무도 위반했다. FIU에 따르면 델리오는 두 차례 특수관계인 F가 발행한 가상자산의 교환을 중개한 바 있다.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는 본인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알선하거나 대행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

어떤 가상자산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델리오는 지난 2020년 두카토 재단을 세우고 가상자산 두카토(DUCATO)를 발행한 바 있다.

이후 델리오는 지난 2021년 8월 보관 중이던 두카토 코인 390만개를 분실했다. 당시 가격으로 약 550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델리오의 두카토 관련 마지막 공지는 일시 중단했던 두카토 출금을 다시 지원하겠다고 밝힌 2022년 1월 공지다. 이는 델리오가 금융당국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마친 2021년 9월 이후로, FIU는 델리오가 두카토 투자자 일부에게 보상한 것을 '거래'로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FIU는 델리오가 신규 상품 및 서비스 제공 전 자금세탁위험 평가 의무도 위반했다고 밝혔다. 총 41개 상품을 제공하기 전 자금세탁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고객확인 의무 및 거래제한 조치 의무, 독립적 감사체계 구축 및 운영의무 역시 위반했다고 FIU는 밝혔다.

한편 정상호 델리오 대표는 지난달 31일 델리오 회생 절차에 따른 대표자 심문이 끝난 후 취재진에 "회생 건을 빨리 마무리 짓고 회사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회생 절차와 더불어 영업정지 3개월 처분도 받은 만큼 정상화엔 더욱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