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칼' 꺼내든 中…위안 약세 막을 수 있을까

김정남 2023. 9. 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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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위안화 방어를 위해 '더 큰 칼'을 꺼내 들었다.

인민은행이 경기 침체 공포와 함께 뚝뚝 떨어지는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고자 여러 수단을 동원했음에도 약발이 먹히지 않자, 거의 1년 만에 외화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전격 인하했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외환 전문가는 로이터통신에 "외화 지준율 인하는 위안화 하락 압력을 완화할 수는 있다"면서도 "약세 국면을 뒤집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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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 1년만에 외화 지준율 전격 인하
위안화 방어 위한 '큰 칼'…시장은 시큰둥

[이데일리 김정남 방성훈 기자] 중국이 위안화 방어를 위해 ‘더 큰 칼’을 꺼내 들었다. 인민은행이 경기 침체 공포와 함께 뚝뚝 떨어지는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고자 여러 수단을 동원했음에도 약발이 먹히지 않자, 거의 1년 만에 외화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전격 인하했다. 시장에서 도는 달러화를 늘려 위안화 하락 압력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 역시 추세적인 약세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제공)

중국, 외화 지준율 8%→6% 인하

1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외화 지준율을 오는 15일부터 6%에서 4%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외화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지난해 9월(8%→6%)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외화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강제로 예치해야 하는 외화 비율을 말한다. 시중은행은 고객들위 외화 중 일부는 대출을 통해 수익을 내고, 또 일부는 인민은행에 맡겨야 한다. 지준율을 인하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은행이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외화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시장의 외화 유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시장에 도는 달러화를 늘려(공급 확대), 달러화와 비교한 위안화의 가치를 올리겠다는 게 인민은행의 복안이다.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외환 자금 활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디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떨어지는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고자 골머리를 앓았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약세 속도를 조절하고자 위안화 고시환율을 연일 절상했다. 이를테면 이날 인민은행이 발표한 달러·위안 고시환율은 달러당 7.1788위안이다. 간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7.27위안에서 거래됐다. 인민은행의 환율 방어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근래 인민은행 고시환율과 외환시장 거래환율 사이의 차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주요 국영은행들도 연일 시장에 달러화를 푸는 매도 개입에 나섰다. 당국의 압박에 따른 조치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달러·위안 환율은 7.3위안 안팎을 벗어나지 못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다 중국의 경제 위기 국면이 ㅛ심상치 않았던 탓이다. 특히 중국 당국이 디플레이션 국면을 타개하고자 유동성을 지원하는 조치를 취하면, 이는 위안화 약세 재료로 작용하는 ‘딜레마’까지 나타났다. 인민은행이 최근 조치들보다 더 강력한 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낸 배경이 여기에 있다.

“위안화 약세 국면 지속” 회의론

이날 인민은행의 조치에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장중 한때 7.23위안대까지 떨어졌다(달러화 약세·위안화 강세). 다만 다시 장중 7.26위안대까지 뛰었다. 중국 본토 증시의 상하이 종합지수와 선전 성분지수는 소폭 오르며 강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지속적으로 효과를 볼 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더 강하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 위기의 골이 깊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뜻하는 최하위 C 등급 바로 위다. 비구이위안의 디폴트가 임박했다고 무디스는 판단한 셈이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외환 전문가는 로이터통신에 “외화 지준율 인하는 위안화 하락 압력을 완화할 수는 있다”면서도 “약세 국면을 뒤집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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