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에이스 112구 역투, 마무리 2이닝 36구도 물거품…'LG 포비아' 굳어지나
[OSEN=잠실, 한용섭 기자] 두산 베어스가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1패 이상의 충격이다.
10승 투수인 토종 에이스가 112구를 던지며 6이닝을 책임졌고, 마무리는 2이닝 36구를 던졌는데, 역전패로 물거품이 됐다. 두산은 올 시즌 LG와 맞대결에서 2승 9패로 절대 열세에 놓였다.
두산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팽팽한 투수전에서 중반 리드를 잡았다.
선발 투수 곽빈은 3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안타는 하나도 맞지 않고 무실점을 이어갔다.
5회 첫 안타를 허용하고 볼넷까지 내줘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희생번트로 1사 2,3루로 실점 위기였으나 LG 테이블 세터를 범타로 처리해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5회까지 95구를 던진 곽빈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김현수와 오지환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2루가 됐으나 박동원을 내야 땅볼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막았다.
곽빈은 6이닝 112구 3피안타 5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했다. 볼넷 허용이 많아 투구 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112구까지 던지며 6이닝을 책임졌다.
두산 타선은 6회 2사 후 양석환의 좌선상 2루타와 김재환의 좌전 적시타로 LG 선발 켈리 상대로 득점을 뽑는데 성공했다.
또 8회에는 LG 불펜 유영찬을 공략해 김재호와 로하스의 연속 안타로 찬스를 만들었고, 1사 2,3루에서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태 2-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두산 불펜이 2점을 지키는데 실패했다. 7회 등판한 김명신이 8회 1사까지 잘 막고 홍건희로 교체됐다.
8월 들어 부진하며 마무리에서 셋업맨으로 보직이 바뀐 홍건희가 흔들렸다. 첫 타자 오스틴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스코어는 2-1이 됐다. 홈런은 맞을 수 있다. 솔로 홈런이라 여전히 1점 리드였다.
구위가 예전 같지 않은 홍건희는 문보경에게 투수 옆을 스치는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글러브를 내밀었으나 타구가 빠져 나가자 무척 아쉬워했다. 이어 오지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3루 동점 위기에 몰렸다.
결국 홍건희는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3연속 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마무리 정철원이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두고 등판했다. 절대 위기에서 초강수였다.
정철원은 박동원의 스퀴즈 번트 때 3루 주자를 너무 신경쓰지 않았고, 3루 주자 최승민이 기민한 주루 센스에 동점을 허용했다.
비록 동점은 허용했으나 정철원은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고, 9회말 수비 실책으로 2사 1,3루 끝내기 위기에서 오스틴을 헛스윙 삼진을 잡고 포효했다. 이어 연장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김민성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아웃을 잡고, 오지환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투구 수가 36개가 됐다.
두산 벤치는 정철원을 내리고 박치국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박치국은 박동원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또 다시 투수 교체. 김명신, 박치국, 홍건희, 정철원 필승조 4명이 모두 던졌고, 추격조 이영하가 나섰다.
이영하는 2사 1,2루에서 박해민에게 2스트라이크에서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두산은 2-0으로 앞서다 8회말 동점을 허용했고, 역전패 했다.
이날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상위권(1~3위) LG, SSG, KT 상대로 약하다는 질문을 받았다. 두산은 SSG에 3승 8패, KT에 5승 1무 9패를 기록 중이다. 상위권 세 팀 상대로 10승 1무 26패다. 5강 경쟁의 최대 장애물이다.
이 감독은 "우리는 지금 전력이 좋아진다고 항상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가 원사이드하게 진 게임은 LG전 몇 게임 되는 것 같은데, 지난 두 경기(SSG전)에서도 마지막 뒷심이 조금 부족해서 경기 후반에 뒤집혔기 때문에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힘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좋은 경기를 하고 부산(주말 롯데전)으로 가고 싶다"고 말한 이 감독의 부산행은 무거운 발걸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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