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갑질·인종차별 논란에도… "오버부킹 비율 늘릴 것" [뉴스+]
승객 피해 ‘오버부킹’ 항공사엔 ‘수익률 극대화’
‘자발적 양보승객’에 보상금 최대 1만달러 지급
아시아·흑인 피해…단순 갑질인가 ‘인종차별’인가
미국 델타항공이 퍼스트클래스를 예약하고 좌석지정까지 마친 배우·가수 혜리에게 “좌석이 없다”며 이코노미석을 내주고 차액을 보상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여론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북미 항공사들은 종종 오버부킹 후 승객들에게 자리를 바꾸라거나, 강제로 내리라는 등 횡포를 부려 구설에 올랐다. 심지어 이번에 논란이 된 델타항공은 올해 오버부킹 비율을 이미 늘렸거나 늘릴 예정이다.
미국의 항공산업 전문매체 ’심플플라잉’에 따르면 지난 4월 델타항공은 2019년보다 16% 증가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당시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글렌 하우엔슈타인은 낮은 탑승률과 수익률에 대한 질문에 “오버부킹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우엔슈타인은 “평균 103%에서 수용 능력에 따라 105%까지 올라갈 수 있다. 거기에는 약간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당장 105%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104%까지 가서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을 해석하면 현재 델타항공은 전체 좌석이 100석인 항공기의 예약을 103석까지 받고 있으며, 곧 104석까지 초과 판매율을 높일 계획인데다 큰 문제가 없으면 105석까지도 팔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발표에 현지 언론들은 줄줄이 ‘텔타항공이 오버부킹 비율을 늘릴 계획’, ‘앞으로 더 많은 승객이 델타항공에서 내려야할 것’ 등 기사를 내놨다. 다만 그 이후 델타항공이 실제 오버부킹 비율을 늘렸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오버부킹은 항공사들의 오랜 관행이다.
항공사의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선 항공기 좌석을 최대한 많이 채우고 운항해야 하는데, 출발 전 항공권을 취소하는 승객이 생기면 손해가 발생한다. 이를 메꾸기 위해 항공사들이 택하는 전략이 예약을 좌석 수보다 많이 받는 ‘오버부킹’인 것이다.
예상대로 취소 좌석이 발생하면 문제가 없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미국 타임지가 ’항공여행소비자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2022년 1분기 오버부킹으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항공편 탑승을 거부당한 사람이 7143명에 이르렀다. 이는 2021년 동기간 742명, 2020년 1576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미연방운수부는 오버부킹으로 인해 비행기를 타지 못한 승객에게 항공사가 보상을 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착시간이 4시간 이상 지연될 경우 보상금액은 편도 운임의 400%(최대 1550달러)다.
하지만 예약한 비행기를 탑승하지 못하는 승객이 계속 발생하면 항공사 평판에 큰 흠집이 난다. 이때문에 항공사들은 항공권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의 보상금액을 제시하며 ‘자발적 양보승객’을 찾는다.
델타항공은 2017년 자발적인 탑승 포기 승객 대해 제공할 수 있는 최대 보상을 1350달러에서 9950달러(약 1313만원)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나이티드항공이 오버부킹 후 취소가 나오지 않자 항공기에 이미 탑승한 승객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린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 만에 나온 방침이었다.
실제로 일정이 유연한 승객들이 자발적으로 비행을 포기하고 항공권 포인트로 꽤 높은 금액을 보상을 받는다. 비행편을 몇 차례 더 이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지난해 한 30대 남성은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로 가는 항공편(358달러)의 좌석을 포기한 대가로 델타항공으로부터 3000달러라는 큰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엔 델타항공이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미니애폴리스로 가는 항공편의 초과 판매된 좌석 승객에 1만달러(약 1320만원)의 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원래 항공권 금액의 10배 넘는 보상을 하면서도 델타항공이 오버부킹 전략을 오히려 확대하려는 것은 이를 통해 얻는 이윤이 훨씬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항공전문매체 애비에이션A2Z는 31일(현지시간) “델타항공이 배우이자 K팝 스타인 혜리가 항공사에 의해 일등석에서 이코노미 좌석으로 강등된 이야기를 공유한 후 한국에서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혜리는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달 반 전에 예약하고 좌석까지 미리 지정했는데 퍼스트 클래스 좌석이 없다고 이코노미로 다운 그레이드(됐다)”면서 “환불도 못해주고 자리가 마음에 안 들면 다음 비행기 타고 가라는 항공사”라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인종차별’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당 항공편은 미국 국내선이었는데 아시아계 승객에게 의사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리 변경 결정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델타항공을 비롯한 미국 항공사들의 ‘오버부킹’ 횡포 등 논란 피해자들은 대부분 아시아인이거나 흑인이었다.
델타항공은 2017년에도 아무런 설명 없이 한인 가족의 비행기 탑승을 폭력적으로 막아 논란을 일으켰다. 2020년 한 한국계 미국인 여성은 퍼스트클래스를 예약했다가 오버부킹 때문에 자신이 불법적으로 끌어내려졌다며 델타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 지난해엔 흑인 여성 둘이 “백인 여성 둘을 위해 뒷좌석으로 강제로 옮겨졌다”며 델타항공을 고소했다.
2017년 유나이티드항공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 승객 데이비드 다오는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였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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