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대표 주자 인스웨이브시스템즈, 시총 1200억 도전 [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9월 코스닥 상장, 시가 총액 약 980억~1176억원 예상…공모 자금 솔루션 개발에 투입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 인스웨이브시스템즈가 9월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웹사이트에 시각적인 요소를 부여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로, 한국 시장점유율 1위다. 실적 성장세를 기반으로 코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액티브X 대체 솔루션으로 급성장
2002년 설립된 이 회사는 기업의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맞춤형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웹 표준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HTML5 기반의 웹 표준 솔루션을 개발했고 이 솔루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 내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UI‧UX 솔루션 웹스퀘어5 △금융권 통합 단말 솔루션 웹탑 △엔터프라이즈 DX 솔루션 W-셰어링 △PDF스퀘어 등이 있다.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게 된 것은 액티브X를 대체할 솔루션을 개발하면서다. 액티브X는 중국 소비자가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녀’ 속 주인공이 입고 나와 인기를 끈 ‘천송이 코트’를 ‘직구’로 사기 위해 한국 쇼핑몰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액티브X 때문에 구입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퇴출 논란이 일었던 기술이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액티브X 기술이 주류였던 한국 UI 분야에서 웹 표준 기반의 UI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고 2007년 한국 최초의 웹 표준 UI 플랫폼인 웹스퀘어 1.0을 선보였다. 웹 표준은 웹에서 표준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나 규칙을 말한다. HTML·CSS·자바스크립트가 대표적인 웹 표준 기술에 해당한다. 웹 표준으로 채택된 기술 외에 나머지는 모두 비표준 기술로 분류된다. 액티브X 등의 플러그인 기술이 여기에 속한다.
비표준 기술은 비즈니스 환경에서 웹 사용이 증가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야기했다. 액티브X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크롬·파이어폭스 등의 브라우저에서는 지원되지 않아 상호 호환성에 제약이 있다. 또 사용자 PC에 직접 설치되기 때문에 악성코드, 개인 정보 유출 등의 문제도 나타났다. 여러 종류의 액티브X가 설치되면 PC 성능이 저하되는 것도 단점으로 지목됐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가 개발한 플랫폼은 2014년 웹 표준 언어로 HTML5가 채택되면서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얻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브X, 구글의 NPAPI 등 대표적 플러그인 비표준 기술에 대한 지원이 중단됐고 전 세계적으로 HTML5 기반의 UI 구축 사업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웹 표준을 활용한 UI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급증했다. 정부는 공공 기관의 웹 페이지에 액티브X를 제거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벌였다. 비표준 기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기존 웹 표준을 따르지 않던 기업과 금융회사들도 적극적으로 웹 표준 UI로 대체에 나섰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HTML5 기반의 웹스퀘어5로 기업과 공공 기관을 대상으로 웹 표준 전환을 지원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2014년부터 국제 웹 표준화 개발 기구인 W3C 정식 회원사로 활동하며 웹 표준 규격 수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UI·UX 플랫폼 기업 중 W3C 가입 회사는 인스웨이브시스템즈가 유일하다.
◆웹 표준 기반 제품으로 금융권 장악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웹스퀘어5를 중심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플랫폼 W-매트릭스를 출시했다. PC 외에 모바일·키오스크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동일하게 UI가 지원되는 유니버설 앱 플랫폼이다. 비대면 원격 업무를 위한 UI 공유 서비스 W-셰어링도 선보였다. 원격으로 화면 공유와 데이터 전송, 디지털 서명 기능 등이 가능한 비대면 업무 지원 솔루션으로 금융권·공공 기관·일반 기업 등 다수의 고객사에 공급되고 있다. 이 솔루션은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끌어낼 수 있는 협업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밖에 웹 단말 통합 관리 도구 에지센터 등 다양한 웹 표준 기반 제품을 출시하며 UI·UX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 회사는 2017년 웹 표준 금융 단말 솔루션 웹탑을 출시하며 금융 단말 시장에 진출했다. 웹탑은 HTML5 기반의 웹스퀘어5를 바탕으로 기존의 웹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금융권의 복잡한 요구 사항과 디바이스 연동이 가능하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의 솔루션은 KB국민카드·신한은행·IBK기업은행·OK저축은행 등에 공급되면서 금융 단말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2021년 기존 금융권 단말 분야의 1위 사업자인 인젠트의 UI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과거 금융권에서 주로 사용한 단말 시스템은 인젠트와 소프트베이스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었다. 금융권의 단말 시스템은 다양한 디바이스와 연동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단말 환경이 웹 환경으로 바뀌어야 한다. 인젠트는 기존 단말 시장 업계 1위였지만 데이터 플랫폼, 통합연계솔루션, ECM, 문서중앙화 기반의 공유/협업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영업권을 인스웨이브시스템즈에 양도했다. 그 결과 이 회사의 웹 표준 기반 웹 단말 제품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금융‧제조‧유통‧공공 분야에 솔루션을 공급하며 UI 선두 주자로 입지를 다졌다. 보수적인 대표 산업으로 분류되는 금융권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노하우를 축적했다. 신한은행의 통합 단말과 단말 모니터링, 하나은행의 스마트 창구·전자문서 관리 시스템(EDMS), KB증권·미래에셋생명의 옥외 판매 시스템(ODS)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한은행 차세대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패키지를 구축하고 하나은행 차세대 시스템에도 웹탑 제품을 공급했다. 회사 측은 “경쟁 업체와는 차별화된 프로젝트 레퍼런스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수주에 대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800여 곳의 고객사를 확보했고 3000여 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웹스퀘어5를 적용하며 웹 표준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디지털 전환 수요 급증으로 실적 성장세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디지털 전환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매년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436억원으로 2020년(211억원) 대비 44%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억원에서 71억원으로 87% 늘어나며 설립 후 사상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 6년 연속 실적이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2억원을 거두며 호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은 공급 형태와 의무에 따라 라이선스, 유지·보수, 컨설팅으로 구분된다. 라이선스 매출은 이미 개발이 완료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면서 대가를 수취한다. 매출에 직접 연동되는 별도의 원가가 발생하지 않는다. 유지·보수 매출은 라이선스 공급에 더해 1년의 무상 보증 기간이 종료된 후 유상 서비스에 따라 대가를 받는 구조다. 컨설팅 매출과 달리 인력이 상시 투입되지 않아 매출 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2020년 영업 이익률은 9.81%에서 지난해 16.19%로 증가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9월 6~12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9월 14~15일 일반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총공모 주식은 110만 주(신주 90만 주, 구주 20만 주)다. 구주는 최대 주주인 어세룡 인스웨이브시스템즈 대표가 내놓는다. 희망 공모 가격은 2만~2만4000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 총액(신주 인수권 제외)은 980억~1176억원이다. 대표 주간사 회사는 신영증권이 맡았다.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연구 인력 채용과 연구 활동비에 투입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기술 개발과 디지털 전환에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 연구·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어세룡 대표는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다양한 산업 내 디지털 전환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며 “이번 IPO를 통해 클라우드·AI 등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전환 솔루션 사업을 추진해 다양한 산업 대상의 디지털 전환 선도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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