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찌는 듯한 무더위의 책임자는 조인성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올 여름 극장가 '빅4' 대전의 승자는 누구일까? 단연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고 유일하게 500만 고지를 밟은 '밀수'(감독 류승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밀수'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배역의 크기, 출연 분량을 떠나 임팩트만 따지자면 배우 조인성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게다가 그는 최근 공개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디즈니+ '무빙'으로 '굳히기'에 돌입했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이열치열로 이 더위를 이겨낸 셈이다.
#'밀수'로 밀고 '무빙'으로 뜨고
'밀수'는 연출자인 류승완 감독의 '조인성 사용법'이 돋보였다. 두 사람은 2021년 개봉된 영화 '모가디슈'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류 감독은 '밀수'의 제작발표회에서 "잘생긴 조인성을 '모가디슈'에서 너무 망가뜨려서 마음의 빚이 있었기에 한 컷 한 컷 심혈을 기울여 찍었다. 조인성의 미모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서 모든 스태프가 좋아했다"고 말했다.
출연 분량만으로 따지자면 조인성이 '밀수'에서 먼저 손꼽히는 주인공이라 할 순 없다. 김혜수, 염정아가 '투 톱'이고 박정민의 비중이 높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온 적잖은 이들이 조인성의 이름을 먼저 꺼낸다.
엄밀히 말해 조인성의 배역인 권상사는 악역에 가깝다. 전국구 밀수꾼이고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매력적이다. 일단 빼어난 외모와 등장과 동시에 눈길을 사로잡는 패션이 압권이다.
여기에 조인성의 전매특허인 액션이 가미됐다. 그가 호텔 방에서 십수 명의 적과 맞붙는 장면은 '밀수'의 백미다. 액션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류 감독과 액션 연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배우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의 액션 재능에서는 비행 능력을 가진 안기부 블랙 요원 김두식으로 분한 '무빙'으로 이어진다. 분명 조인성은 몸을 잘 쓰는 배우다. 그리고 이를 적절히 활용할 줄 안다. 하늘에 떠 있는 모습을 이토록 자연스럽게 표현하기도 쉽지 않다. 대중은 어느덧 그가 와이어에 매달려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몰입하게 된다.
여기에 조인성은 겸손을 더한다. '밀수' 개봉 직전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감독님이 '멋지게 해달라'고 주문하지 않았다. 캐릭터에 몰입했는데 잘 만져주신 것 같다. 섹시하다는 반응도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부족하다. 아직도 원숙미가 없는 것 같다"면서 "아직 나는 어려서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더 발전하는 조인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건, 관객 입장에서는 행복한 일이다.
#진짜는 '멜로'야!
조인성은 지난 1998년 패션 모델로 데뷔했다. 당시 그의 나이 17세다. 화려한 20대와 연기적으로 여문 30대를 넘어 40대에 접어든 배우 조인성의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멜로'다.
그의 초기작이 순정만화톤의 '마들렌'과 '클래식'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그의 외모를 적극 활용하려는 감독들의 노림수가 통했다. 드라마 시장에서도 교복을 입었던 '학교'를 시작으로 '별을 쏘다', '발리에서 생긴 일', '봄날'에서 당대 최고의 여배우로 꼽히던 전도연, 하지원, 고현정과 호흡을 맞췄다.
'봄날'을 끝으로 조인성은 변신을 시도한다. 그에게 첫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긴 '비열한 거리'가 출발선이었다. '소년' 조인성이 '남자' 조인성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스크린에서는 '더킹', '안시성', '모가디슈'와 같은 작품으로 선굵은 연기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의 '멜로 DNA'는 쉬 사라질 수 없었다. '봄날' 이후 8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그는 송혜교와 함께 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공효진과 짝을 이룬 '괜찮아, 사랑이야', 또 다시 고현정과 만난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치명적인 남자의 매력을 뽐낸다. 게다가 세 작품 모두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다. 노 작가는 '적당한 타협'이 없는 사람이다. 세 작품 연속 조인성을 기용했다는 것은, 배우로서 그리고 스타로서 조인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밀수'와 '무빙' 연출자들의 조인성 사용법은 더 치밀해졌다. 그의 액션 기술을 적극 활용하되, 멜로를 맡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밀수' 속 조춘자(김혜수)와의 멜로는 '눈빛'으로 다한다. 무언가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는다. 눈빛의 교감으로 관계를 완성한다. 조인성은 "극 중 비즈니스 관계였고, 서로 일하며 만나다 보니까 비즈니스를 넘어선 인류애가 생긴 거라고 생각했다. 권 상사다운 애티튜드(자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빙'의 멜로는 보다 직접적이다. 초인적인 오감 능력을 가진 요원 이미현(한효주 )와 펼치는 로맨스는 '무빙'의 흡입력을 배가시킨다. 자판기 커피를 둘러싼 '밀당'도 볼 만하다. 이미현을 바라보는 특유의 '멜로 눈빛'은 또 다시 TV 너머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홀렸다. 40대에도 여전히 조인성표 멜로는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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