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클로저가 건넨 공, 'AG, 불펜, 수비' 내일도 내년도 없는 이종운 호의 36경기, '미러클 롯데'의 세가지 전제 조건

정현석 2023. 9. 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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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튼 감독이 물러난 지 며칠이 흘렀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지만 롯데는 항저우아시안게임 변수의 직격탄을 맞게될 팀이다.

하지만 롯데를 탄탄한 수비의 팀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이종훈 감독대행이 이끄는 롯데는 8월의 마지막 날, 첫 경기에서 선발 윌커슨의 역투와 한화를 5대2로 물리치고 7연패를 끊으며 대행체제 출범 후 첫 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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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한화전. 롯데가 5대2로 승리했다. 김원중이 이종운 감독대행에게 데뷔전 승리 기념구를 전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31/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한화전. 롯데가 5대2로 승리했다. 김원중이 이종운 감독대행과 포옹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31/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래리 서튼 감독이 물러난 지 며칠이 흘렀다.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의 롯데는 기로에 서 있다.

서튼 감독이 더그아웃을 비웠던 지난 27일 부산 KT전부터 어수선했다. 어지럽게 떠올랐던 부유물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이제는 다시 시작, 반등의 시간이다.

남은 36경기. 중책을 맡은 이종운 감독대행은 배수의 진을 쳤다. 내년도, 내일도 없다. 오로지 남은 시즌, 매 경기,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겠다는 각오다.

"지금은 1경기, 1경기 준비를 잘해서 최선을 다한 다음에 결과를 봐야 한다. 내일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남은 시즌 36경기에 대해 "얼마 안 남았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적을 향한 열정과 믿음을 당부했다. '미러클 롯데'를 위한 단합은 필수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팀플레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예외를 두지 않고 남은 기간 같이 가지 않겠다는 얘기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종운 체제의 롯데. 시즌 초 '롯데의 봄' 처럼 '롯데의 가을' 기적을 쓰며 드라마틱 하게 반등할 수 있을까. 세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롯데전. 정성종이 투구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12/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이인복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7.29/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롯데 한현희가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10/

▶'갈 길 급한데…' AG 토종 선발 공백, 슈퍼 히어로가 나올까

모든 팀이 마찬가지지만 롯데는 항저우아시안게임 변수의 직격탄을 맞게될 팀이다.

대표로 차출된 박세웅 나균안은 롯데 선발진의 핵이다. 딱히 대안이 마땅치 않다.

외국인 선발 듀오 반즈, 윌커슨이 안정적으로 잘 던지고 있는 상황. 박세웅 나균안이 버티고 있었다면 선발 야구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시즌 초 같은 연승 흐름을 탈 수 있느냐는 미지수다. 일단 박세웅 나균안이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승수를 벌어놔야 한다.

이후 한현희와 2군에 머물고 있는 이인복의 반등이 필요하다. 파이어볼러 정성종의 포텐 폭발 여부도 주목된다.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롯데 최준용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7.29/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롯데 김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7.28/

▶과부하 속 주춤하는 불펜진, 젊은 피 약진이 절실하다

롯데 불펜은 마무리 김원중에 구승민 김상수 등이 지켜왔다.

연투도 많았고 멀티이닝(1+)도 많았다. 김상수는 2연투가 18차례, 3연투가 5차례나 된다. 구승민은 2연투 14차례, 3연투 3차례에 멀티이닝도 7차례나 됐다. 마무리 김원중은 2연투 14차례, 3연투 2차례에 멀티이닝이 11차례나 됐다.

혹서기를 통과한 시점. 지칠 때도 됐다.

젊은 투수들의 힘 보탬이 절실하다. 최준용 김진욱, 좌완 심재민 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한화전. 3회말 무사 1루 유로결의 3루 땅볼 때 구드럼이 1루 송구실책을 범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31/

▶수비가 안되는 팀, 가을야구를 꿈꾸지 말라

롯데는 팀 실책 75개로 한화 다음으로 실책이 적은 팀이다. 수비율도 9할8푼1리로 한화 삼성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하지만 롯데를 탄탄한 수비의 팀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문제는 수비 범위다. 잡을 수 있는 타구와 잡을 수 없는 타구의 경계선상에 있는 타구들을 처리하는 비율이 썩 높지 않다.

마운드 위 투수들은 예민하다. 타구 판단을 기가 막히게 한다. 잡을 만 했던 공이 쉽게 빠져나갔을 때 상실감이 크다. 그 심리적 여파로 무너지기도 한다.

넓은 범위를 커버하려다 늘어나는 실책은 어쩔 수 없다. 보이는 수치와 보이지 않는 수비력은 그만큼 다르다.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한화전. 6회초 1사 구드럼이 2루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31/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한화전. 롯데가 5대2로 승리했다. 이종운 감독대행이 기뻐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31/

남은 경기 견고한 수비는 롯데 가을야구의 열쇠다. 지난 26일 KT전에서 결정적인 송구실책만 3차례를 범한 3루수 니코 구드럼의 심리적 안정이 중요한 변수다. 한화처럼 수비력을 우선으로 라인업을 짤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종훈 감독대행이 이끄는 롯데는 8월의 마지막 날, 첫 경기에서 선발 윌커슨의 역투와 한화를 5대2로 물리치고 7연패를 끊으며 대행체제 출범 후 첫 승을 기록했다. 구드럼이 또 한번의 송구실책으로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2루타 등 멀티히트와 희생플라이 등 공격에서 활약하며 수비 미스를 만회했다. 송구 자신감으로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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